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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꽃 Lagenaria leucantba
    초목류 wild flower/박과 Cucurbitaceae 2007. 8. 9. 22:18

    박꽃 Lagenaria leucantba. 박과 박속의 덩굴성 일년초. 아프리카 아시아 원산. 크기는 10~30cm 정도이며, 무게는 5~6kg 정도이다. 줄기 전체가 짧은 털로 덮여 있고, 덩굴이 다른 물건을 감싸면서 자라난다. 잎은 콩팥과 모양이 비슷하다. 7~9월 사이에 흰색 꽃이 한 번에 한 송이 피어나며, 저녁에 피어났다가 아침이 되면 진다. 열매는 지름이 30cm에 육박하는 크고 둥근 모양이며 과육은 희다. 열매는 장과(漿果살과 물이 많고 씨앗이 들어있는 열매)이며 식용으로 쓰임이 많아 속은 파낸 껍질은 반찬으로 쓰이고 과육은 나물로 무치거나 과자로 만들기도 한다.

    호박꽃 http://ktk84378837.tistory.com/692 http://ktk84378837.tistory.com/3656 박꽃 http://ktk84378837.tistory.com/3936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쓰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아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바구지꽃:박꽃(유종호의 시와 방언, 고형진), 미나리아재비(안도현의 백석평전,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북한명)

     

     

    박꽃 / 박목월

     

     

    흰 옷자락 아슴아슴

    사라지는 저녁답

    썩은 초가 지붕에

    하얗게 일어서

    가난한 살림살이

    지근지근 속삭이며

    박꽃 아가씨야

    박꽃 아가씨야

    짧은 저녁답을

    말없이 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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