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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 쌍룡계곡의 농암(籠巖)
    기타 etcetera 2007. 10. 25. 16:23




    문경 농암면 32번 국도변에 있는 쌍룡계곡 농암의 위용이 대단하다.

    처음엔 어부가(漁夫歌)를 지은 저 조선조의 聾巖 이현보가 여기까지? 하고 깜짝 놀랬는데 설마 하고 살펴보니 聾巖이 아니라 籠巖이다.

    직장 동료가 아들 이름에 武 자와 籠 자를 쓴데서 알게된 연유가 있다. 

    籠은 대그릇이나 장롱을 뜻하니 저녁햇살에 물든 바위의 굴곡이 대그릇이나 큰 장롱같은 면도 보인다.

    이런 경승지가 있으면 정자 하나쯤 으례 있게 마련.

    정자도 싫고 저 푸른 물살을 곁에 두고 펑퍼짐한 바위에 신문지라도 깔고 앉으면 그만이겠다.

    하여 아내가 준비한 單食에 瓢飮을 하니 안빈낙도의 정취가 가슴에 묻어날쯤 둥그나무에서 낙엽이 하나 떨어진다.

    여기에다 사과 하나 감 한 개 깍아 입가심하고 맥심 믹스커피지만 한 잔 하니 신선이 부러우랴.

    역시 아내는 나의 반려다.

    20년 넘게 사는 동안 죽네 못 사네 이혼 해 멀어 우여곡절 산전수전 깊은 골 거센 보라 헤쳐가며 살아왔지만 조강지처 옳다는 모범답안 어디로 가나?

    젊었을 때 서러운 눈물 많이 뺀 건의지와 상관없이 수컷들이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자존의 발동 아니었던가.

    그래봐야 변명이니 이제부터라도 아내 아끼고 존경할 줄 알아야겠는데 어디 그런가.

    살다보면 미우나 고우나지.

    그래도 오늘은 어쨌든 고맙다.

    이 맑은 물 좋은 경치 너른 바위 위에서 햅쌀로 지은 밥을 김치와 김에 싸먹는 맛이란 꿈결같으니 말이다.

    마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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