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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각다귀의 곡예 Tipula taikun Alexander
    동물 Animal/파리 등에 각다귀 Diptera 2008. 6. 1. 17:59

    각다귀는 꾸정모기, 대문(大蚊), 알락다리모기라는 이명에서 보듯 모기와 비슷한 몸크기 2센티 정도의 곤충이다.

    자기 몸의 세 배 네 배는 길고 백 배 천 배보다 더 가느다란 실같은 다리에 의지한체 곡예를 벌이고 있는 각다귀를 보노라니

    참 서글픈 생각이 들고 동시에 인생도 마치 이와 같이 위태 위태하다는 걸 느낀다.

    그 와중에도 짝짓기 본능이 발동하여 저러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운명은 어찌나 애달픈지 생각한다는 것조차 끔직하여 싫다.

    그 공포는 저 옛날 군에서 공수낙하훈련을 받는다고 지상 11미터에 설치된 탑에서 뛰어내리기 직전에 느끼던 그 공포와

    뛰어내린 순간 간이 콩알만해지면서도 그 황홀하던 기억.

    그 공포의 매력은 묘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어서 한 번 뛰어내려본 사람이면 또 뛰어내리고 싶어지는 마력에 빠지고 만다.

     아, 죽음보다도 더 달콤한 공포의 사랑!

    이것이야말로 전쟁과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본능이 아니던가.

    아, 그런 사랑이 나는 싫다. 사랑이 싫어~.사랑이 싫어~~



    줄각다귀 Tipula taikun Alexander, 1921. 각다귀과. 몸길이 12~16mm, 몸색깔은 암갈색 혹은 회갈색이며 머리도 회갈색이나 겹눈 사이가 약간 볼록하다. 배는 황갈색이나 등면중앙과 양옆면에 1개의 암색 줄이 있으며. 날개는 투명하고 갈색을 띤다.

    기생각다귀 http://ktk84378837.tistory.com/1419 잠자리각다귀 http://ktk84378837.tistory.com/1533

    줄각다귀 http://ktk84378837.tistory.com/855 http://ktk84378837.tistory.com/3093 황각다귀 http://ktk84378837.tistory.com/1393 

     각다귀는 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이렇게 시적된다.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 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 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라드는 파리 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그때 이후로   /  박선욱

     

     

    그때 이후로 난 참 일기도 많이 썼읍니다

    그때 이후로 난 참 몸단장도 많이 했읍니다

    노을 바라보느라 세월도 잊었읍니다

    코스모스 꽃잎에 대고 노래도 불렀읍니다

    어둠이 밀려와도 행여 그인가 했읍니다

    달무리 바라보며 별과 얘기도 했읍니다

    내 조국은 등걸로 넘어지고

    내 자유는 자꾸만 물팔매로 달아나고

    그때 이후로 난 많이도 기다렸읍니다

    그때 이후로 난 참 많이도 찾아 헤맸읍니다

    맑은 하늘날

    꽃송이들이 일제히 쓰러지는 것도 보았읍니다

    신작로 골목 다리 위에서 우린 모두

    지는 낙엽이었읍니다 낙엽이었읍니다

    손 하나 잡아 주는 어느 누구도 없이

    어둠의 발에 밟혀 있었읍니다

    오오 각다귀들, 얼굴 물어뜯는

    이 징글징글한 각다귀들의 잔치여

    그때 이후로 난 참 많이도 자랐읍니다

    그때 이후로 난 참 눈매도 서글서글해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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