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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매발톱 Aquilegia buergeridna
    초목류 wild flower/미나리아재비과 Ranunculaceae 2009. 5. 1. 11:42

    흰매발톱 Aquilegia buergeridna for. pallidiflora 삐에로의 모자를 닮았다고 삐에로의 달. 루두채(漏斗菜). 미나리아재비과의 일년초. 매발톱과 거의 비슷하나 꽃의 색깔이 연한 흰색인 관계로 이름이 지어졌으며, 유독성식물이다. 속명 Aquilegia 는 독수리를 뜻하는 라틴어 aquila 에서 왔다. 

    하늘매발톱 & 흰매발톱 http://ktk84378837.tistory.com/1480 http://ktk84378837.tistory.com/4603 

    흰매발톱 http://ktk84378837.tistory.com/2313  매발톱 http://ktk84378837.tistory.com/4715

     

    나는 지금 무진장 아프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가슴에 와 닿은 것은 애상적 분위기가 우리네 정서와 맞아서였다.

    Anton Schnack 의 또 다른 정서는 가을이란 배경이 있어서였다.

    가을도 아닌 화사한 봄빛 아래 찾아온 슬픈 사연은 사소한 것으로부터였다.

    T.S.Eliot 이 "죽은 자의 매장"에서 말한 "잔인한 4월"에 비견해도 손색없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파트 현관 왼쪽 그곳에 이 하얀 매발톱이 있었다.

    일과가 일찍 끝나자 유선생과 나는 보문산 등반을 약속하였다.

    옷을 갈아 입고현관을 나오는데 오른편 화단 매화나무 그늘 아래는 황무지였다.

    거기 웬 매발톱 한 포기에서 흰꽃 달랑 한 송이 오후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

    어디서 날아온 씨앗일까? 내가 뿌렸던 씨앗인가? 참 신기하기도 하다.

    하 반가워 감탄하고 있는데 한 여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얘야 이것좀 봐라 매발톱 꽃좀 보고 가."

    초등 5,6학년은 됨직한 커단 애가 좀 검은 얼굴에 경계의 눈빛을 품었다.

    그러면서 뒷걸을질을 하더니 이내 보이질 않는다.

    이런 내가 실수를 했나?

    그런데 참 똥 밟은 기분이다.

    키 작고 뽀얗고 가냘프고 주름진 얼굴의 내 모습 어디가 여학생에게 의심쩍어 보였을까.

    별 아이도 다 있다 하면서 차를 빼는데 경비실 옆쪽에서 휴대전화 하는 여학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짐작에 필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수상한 아저씨가 오라 하더라고 이르는 것 같다.

    그 아이 눈에 필시 차 타고 도망가는 모습으로 비쳤다면 영락없이 오해를 살만하였다.

    <문선(文選)>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 하였다.

    집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이게 오늘의 현실이구나.

    누구를 탓한단 말인가.

     

    정원에 파릇파릇 난쟁이 화초들이 피어나고 있다.

    3년이 지났는데도 땅이 생짜라 1미터짜리를 심으면 이듬해 30센티 밖에 자라지 않는다.

    화분을 구해다 벌여 놓고 베란다 창문에 올리려고 여러가지 덩굴식물의 씨앗을 뿌렸다.

    15층 건물의 어느 층에서 누가 버리는지 빈담배갑, 꽁초가 매일 버려져 있다.

    때로는 분명히 주부가 버렸을 말라죽은 꽃다발도 나뒹군다.

    경비아저씨가 새벽처럼 치우니까 망정이지 쓰레기장이다.

    오가며 아이들이 밟고 지나기도 하고 아이 손잡은 엄마들이 함께 구경도 한다.

    운동 삼아 한 바퀴 돌며 힐끗힐끗 보는 사람도 있다.

    그제 아침에는 어떤 아줌마가 산책을 하다 기웃거리기에 마음씨가 곱기도 하지.

    마주치면 무안해 할까봐 커튼도 걷지 않고 자리를 피해 주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도 아름다운 법이거든 하면서 뿌듯해 하는데 화단으로 들어온다.
    꽃이 핀 식물은 없는데 무얼 보고 갔을까 궁금해 커튼을 열었다.

    그런게 이게 무슨 일?

    사람은 이미 보이질 않고 흙덩이를 거꾸로 세워 놓은채 화분 하나가 사라졌다.

    8개의 화분 가운데 7개의 고무 화분은 탐나지 않았는지 맨끝 사기 화분을 가져간 것이다.

    가져가서 꽃이라도 열심히 키우면 다행이라고 위안하였다.

    눈 뜨고 코 베먹는 세상이라더니 이런 경우도 있다.

     

    이사 첫해에는 베란다 밖으로 빈담배갑이며 꽁초를 하도 버리기에 제발 버리지 말자고 간곡한 호소문을 써서 엘리베이터 안에 붙여 두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현관 앞에 배달된 신문이 하루 걸러 없어지기에 문짝에 호소문을 써 붙이기도 했다.

    작년에 엘리베이터 앞에 CCTV를 설치하고부터 신문이 한 번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베란다에서 버리는 쓰레기며 오물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나는 이런 동네에 살고 있다.

    적응하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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