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잠자리 Antlion

 

 

명주잠자리 Antlion. 학명 Hagenomyia micans. 명주잠자리과. 유충을 개미귀신이라 하는데 건조한 모래 속이나 돌의 홈 같은 곳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개미 등 곤충을 잡아 먹는다. 크기는 약 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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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잠자리   /   오영록

 

 

자기의 호흡에도 흔들리는

야위다 야윈 몰골로 삭정이를 걱정하며

앉아 있는 눈뿐인 얼굴

블랙홀 같은 눈에 접수된 침입자

경보가 발령되고

확장되는 동공에 빨려들고 말았다

원추형 동굴로 들어서자

끈끈한 감촉으로 보아 체액임을 알 수 있다

한 발짝씩 뗄 때마다 울리는 공명

거꾸로 맺혀있는 선명한 나의 영상

머리를 흔들어보지만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새로운 각막을 통해 투사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

넓게 확보된 시각에서 전해지는 안전성

바람의 연동까지 볼 수 있는 선명함

물방울의 동그란 분자가

하나, 둘 풍선처럼 하늘로 날고

나뭇잎의 광합성 호흡이

들숨 날숨으로 안개처럼 내리고

여울목에 드리운 은빛 파도에 굴절되는 적외선과

곧게 뻗는 자외선의 교차가

선의 조각으로 수신 된다

실루엣 같은 날개로 날 수 있는

경이로운 조화

투명한 날개로 빛을 투과시키듯

태고부터 마음접어 살아왔나 보다

바람결에 접히는 날개 아래로

무지개가 끝없이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