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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태전(明太煎)
    풍경 landscape 2023. 12. 11. 22:11

    유성전통시장도 조만간 사라지려는 모양이다. 

     

    초겨울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므로 따끈한 음식이 절로 떠오른다. 명태전이 땡긴다. 생선가게에서 포를 떠다가 집에서 오손도손 뒤집으려 했는데 아내가 펄쩍 뛴다. 집밥이 최고라면서도 몇 개 사다 먹지 왜 번잡하게 구느냐다. 시식 하나 하고 세종대왕 내었더니 10개가 왔다. 먹방에서처럼 과도한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맛이 좋다. 궁중에서 전유어(煎油魚), 전유화(煎油花), 일반에서 부침개, 지짐, 지짐이라고 하였다. 

    명태(明太) 얘기가 나왔으니 좀 보자. 대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북어(北魚)라고도 한다. 학명 Theragra chalcogramma (PALLAS). 대구에 비하여 세장(細長)하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약간 길며, 꼬리지느러미가 두 갈래인 점이 다르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명천(明川)에 태(太) 씨 어부가 물고기를 낚아 도백(道伯)에게 바쳤던 바,  아주 맛있게 먹고는  이름을 물으니 모두 알지 못하였다. 태 씨 어부가 잡은 것이니 명태(明太)라고 하자 하였다. 클 태 자 큰 생선은 아닌 모양이다. 북어는 이만영(李晩永)의 재물보(才物譜)에 북해(北海)에서 나기 때문에 북어라 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명태로 추정되는 무태어(無泰魚)라는 어명(魚名)이 기록상 처음이다. 서유구(徐有榘)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한자로 명태어(明鮐魚)라고 쓰고 생 것은 명태, 말린 것은 북어라고 하였다. 언젠가부터 북쪽바다에서 잡던 생선이란 뜻의 북어(北魚)는 사라지고, 어의가 전성되어 말린 명태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그 대신 생태(生太)가 생겼고, 삐들삐들 반건조시킨 코다리도 등장했다. 얼린 명태는 동태(凍太)라 불렀으며,. 겨울 눈보라에 얼렸다 풀렸다를 반복해서 만든 황태(黃太)도 있다. 술안주로 인기 있던 새끼 명태 말린 것을 노가리라 했던가. 판물에서 살던 국민 생선 명태는 엘리뇨현상이니 수온이 올라갔는지 어업기술발달과 과도한 소비 등 이런 저런 사유로 근해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젠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한 명태와 동태만 돌아다닌다. 자연스럽게 오현명의 명태가 떠올랐지만 그것은 양명문의 시에서 비롯된다.

     

     

    명태(明太) / 양명문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 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며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짝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허허허

    명태 허허허 명태라고 음 허허허허 쯔쯔쯔

    이 세상에 남아있으리

    *대구리 : 대가리의 사투리

    *오현명이  부른 가곡  <명태> https://www.youtube.com/watch?reload=9&v=LgKZFSsmZ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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