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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
    동물 Animal/나비와 나방 butterfly & moth 2023. 7. 26. 23:26

    꼬리명주나비 수컷

    꼬리명주나비 암컷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쥐방울덩굴 꽃

    쥐방울덩굴 열매

    쥐방울덩굴.

    9월 들어 열매를 확인하러 갔더니 잡목을 키우려 덩굴을 걷어낸듯 하였다. 꼬리명주나비의 애벌레가 먹고 자라는 기주식물이므로 쥐방울덩굴이 사라지면 꼬리명주나비도 사라진다.  

    꼬리명주나비 Sericnus montela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약 270 여종의 나비 중에 세 종류 뿐인 한국 고유종이다. 호랑나빗과이며 원시 나비형태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나비는 짝짓기 거부 행동을 보여서 수컷의 애간장을 녹이지만 꼬리명주나비는 암컷이 마음에 드는 수컷을 선택할 수 없다. 짝짓기는 거의 겁탈 수준이다. 암컷은 흑갈색 바탕에 담황색 띠무늬가 있다. 애벌레는 쥐방울덩굴의 잎을 먹고 산다. 쥐방울덩굴이 없으면 꼬리명주나비도 사라진다.

    쥐방울덩굴 Northern Dutchmanspipe. 학명 Aristolochia contorta, 까치오줌요강, 왕황풍(王黃風), 사삼과(蛇參果), 광방기(廣防己), 쥐방울덩굴과  쥐방울덩굴속의 여러해살이 덩굴성풀. 길이 1.5m 잎은 어긋나기하며 심장형이다. 꽃은 7-8월에 피며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1개씩 나오고 윗부분이 좁아졌다가 나팔처럼 벌어지며 한쪽 열편이 길게 뾰족해진다. 과실은 삭과로서 6개로 갈라진다. 쥐방울덩굴의 잎은 꼬리명주나비의 기주식물이다. 애벌레의 먹이이므로 쥐방울덩굴을 보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꼬리명주나비도 볼 수 없게 된다. 잎 天仙藤(천선등)은 위통과 산기통에, 과실 마두령(馬兜鈴)은 천식과 해소에, 뿌리 청목향(靑木香)은 뱀이나 벌레에 물렸을 때 해독제로 한다. 

    2021.6.27

     

     

    꼬리명주나비 / 하재일

     

     

    어디에서나 쉽게 만났지

    한 해 두 번 태어난 생명의 나부낌

     

    사월 중순에서 오월 중순까지

    유월 중순부터 팔월 말까지

    개망초, 멍석 딸기의 꽃에서

    힘껏 꿀을 빨던 나비떼

    우리나라 온 논과 밭, 산기슭에

    연노랑 수컷, 암흑색 바탕 긴 꼬리 암컷

    유유히 나는 그 모습이 그리워라

    내 이웃은 이제 이웃이 아니다

    제초제를 뿜던 그 분사기를 언제

    내 코에 댈지 모른다

    내 자유는 본래 날개가 없고

    어느 한 순간 장난에 따라서

    꿈도 잃고 하늘은 더더욱 날지 못하겠지

    내가 사ㅡㄴ 도시는 제한구역이 아니다

    풍문에 든던 개발은 문어발처럼 뻗어

    마침내 너를 살해하듯

    나의 호흡기를 막아 오겠지

     

    왠지 유유히 날아다니는 그 모습이 보고싶어

     

     

     

    쥐방울덩굴 / 김승기

    다들 예쁘다고 말하는

    화단이나 온실에서 곱게 자라는

     

    얼굴 몸매 크고 화려하게 옷 치장한 꽃보다는

    세찬 비바람을 맞고도 꼿꼿이 서는 작은 들꽃

    맨얼굴이 더 아름답다

     

    오래도록 마른장마 계속되고 폭염과 열대야 길어져

     

    여름가뭄 끝이 없는 요 몇 년 사이

    원예화초는 쉽게 말라 시들어도

    이쯤이야 끄떡없다는 들꽃,

    참 아름답다 못해 예쁘기까지 하다

     

    저 쥐방울덩굴,

    좀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조금이라도 기댈 곳 있으면

     

    악착같이 휘감고 오르는 삶이어도

    칡이나 처럼

    담쟁이처럼

    가시박처럼

    어느 누구를 피 말리지 않는,

    덩굴로 살아도 이래야 한다는

     

    숭고함마저 가르쳐주는

    그가

     

    꽃이 귀를 닮은 게 탓이었는지

    그래서 세상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죄다 담아 듣고 살아온 게 화근이었는지

    하도 작아 쥐방울이란 이름 달고도 억울해 하지 않는,

     

    쥐방울처럼 단단해서 더 부러운,

     

    그가 길고 긴 폭염과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심한 귀앓이를 했다

     

    못된 세상일 눈꼴사나운 것 보지 말라고

    몇 년 전부터는 눈이 침침해졌는데

    더는 듣지도 말라는 뜻인지

    갑자기 들이닥친 중이염

    황당한 답답함이 폭염 열대야보다 더 깊었다

     

    구불구불 살아온 죄라서

    장님에 귀머거리

    억울할 것 없다며

    아직 벙어리는 아니지 않느냐고 허허 웃어넘기는 얼굴,

    수술 받고 나서도

    올가을은 하늘이 더 높이 파래졌다고 한껏 팔 벌리는 웃음

    색소폰처럼 묵직한 목소리로 안부 전해 온다

     

    수술 잘 마쳤어도 먹먹하고 답답함은 여전할 것인데,

    곁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그가 오늘따라

    어른어른 눈앞에 그림자로 얼룩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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