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백합 百合 Lily

백합은 白合이 아니라 百合이다. 흰색꽃의 뜻이 아니라 여러가지 색깔의 꽃이 피는데서 비롯된 이름이라고도 하고, 양파처럼 생긴 많은 인편(비늘잎)이 구근을 이룬다고 붙여졌다고도 한다. 우리말로 나리라고 한다. 영명은 Lily 이며 Lilium 이라고 부른다. 원예종 백합에 가까운 설명이다.

야생종 나리를 대충 구분하는 요령이 있다. 꽃이 하늘을 보면 하늘나리인데 보다 큰 것은 큰하늘나리, 줄기에 날개가 있으면 날개하늘나리다, 중간을 쳐다보면 중나리인데 줄기에 털이 있으면 털중나리이며 노랑꽃이면 노랑털중나리다. 주황색꽃이 고개를 숙여 땅을 보면 땅나리인데 꽃이 노랑색이면 노랑땅나리다. 잎이 돌려나기 하고 꽃이 옆을 보면 말나리다, 잎이 돌려나기 하며 주황색 꽃이 하늘을 보면 하늘말나리인데 지리산의 지리산하늘말나리와 구분이 어렵고, 노랑색은 누른하늘말나리다.  잎이 솔잎처럼 생겨 가늘고 분홍색꽃이 피면 솔나리이며 보다 큰 것은 큰솔나리이며 흰색꽃이면 흰솔나리다. 섬에 사는 섬말나리는 적황색 꽃이 땅을 향한다. 나리의 대표는 참나리인데 꽃잎의 바탕은 짙은 황적색이고 흑자색 반점이 많고 뒤로 말리며 잎겨드랑이에 주아가 달린다. 꽃잎 바탕에 반점이 없고 주아가 푸른색이면 민참나리고, 꽃잎이 노랑색이면 노랑참나리다. 참나리가 있으니 당연 개나리도 있는데 우리가 아는 개나리는 구근식물인 백합과가 아닌 물푸레나뭇과다. 참나리와 개나리의 연관성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개나리가 되었을까. (참)나리와 비슷한 것 같지만 질이 떨어지는 나리 같지 않은 가히나리>개나리, (진)달래(참꽃)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독이 있어 먹지 못하는 개꽃(철쭉) 이외에 (참)죽나무가 아닌 먹을 수 없는 (가짜)가죽나무도 마찬가지다.   

 

 

저기 저 백합 꽃잎 속에 /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1797∼1856)

 

 

저기 저 백합 꽃잎 속에

이 마음을 깊이 묻고 싶다.

그 때 백합은 울리면서

내 임의 노래를 부르리라.

노래는 몸서리치며 파르르 떨리라.

언젠가 즐겁던 그 한 때에

나에게 입맞춰 주던

그 입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