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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눈
    풍경 landscape 2022. 12. 14. 10:47

    모닝커피와 어울리는 오늘 아침

    북풍한설이 몰아치던 어제는 설야귀도(風雪夜歸)가 떠올랐다

    조선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라 불리는 최북(崔北, 1712~1786)의 '풍설야귀도(風雪夜歸圖)'

    어떤 권력가가 최북의 그림을 요청하였다가 얻지 못하여 협박을 하자 남이 나를 손대기 전에 내가 나를 손대겠다며 눈 하나를 찔러 멀게 해 버린다. 초상화를 보면 왼쪽 눈이 상해 있다. 추운 겨울에 여러 날을 굶다가 그림 한 점을 팔아 술을 마시고는 홋적삼을 입은 채 얼어 죽었다. 이러한 행위로 조선의 고흐라 칭하기도 하는데, 고호는 정신병적인 자해에 가깝고, 최북은 편집증적이긴ㄴ 해도 권력에 맞선 예술관에서 나온 것이기에 비교해선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첫눈 오는날 / 곽재구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꿈 같은 건

    신비하지도 않아

     

    첫눈 오는 날

    당신 전철역 오르는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 속에

    촛불 하나씩 켜들고

    허공 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다닥다닥 뒤엉킨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 열림원, 1999

     

     

    逢雪宿芙蓉 (봉설숙부용) 눈이 내려 연꽃에 잠들다 / 유장경(劉長卿, 709~786)

     

     

    日暮蒼山遠 (일모창산원) 해가 저무니 푸른 산도 멀리 보이고

    天寒白屋貧 (천한백옥빈) 날이 추우니 가난한 오막살이

    柴門聞犬吠 (시문문견폐) 사립문 밖에 개 짖는 소리 드리니

    風雪夜歸人 (풍설야귀인) 바람 불고 눈 내리는 밤 누가 돌아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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