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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수 드디어 내리다
    풍경 landscape 2022. 3. 13. 10:46

    울진 삼척 동해 산불 열흘 내내 태워먹고

    태워먹고 다 태워먹고 그래도 반가운 단비

    분노 방화 담뱃불 실화 모다 사람이 문제네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 림삼

     

     

    소리는 없이

    온 밤 흠뻑 적시운

    보고픔이라는 제목 달고 비,

    강물처럼 밀려와, 밀려들어와

    너 되어져 내리는 새벽가슴

     

    고독의 자국마다

    파르스름 물든 아픔 부여잡고

    부르는 이름 족족 창 두드리는,

    차라리 봄이 섧구나

     

    너 가고 없는 내 삶이라는 거

    무슨 의미가 있을라구,

    너 떠나버려 내 고픈 마음인 걸

    뭐 남은 게 있겠냐구,

    널 기다리는 그거 말고는 -

     

    촉촉하니 젖어드는

    추억 챙겨 여미면서도

    바람결 스쳐 먼 길 떠나는

    보헤미안의 방랑기에

    문득 비 내리면

     

    밤새워 헤아리던

    빗방울만큼이나 하많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또 하나의 긴 그리움 잉태하는 사연이 되어

    새벽을 듣고 섰다

     

    나풀거리며 저기,

    너 다시 돌아와줄 오솔길 우으로

    아른거리던 저기,

    네 얼굴 또렷해질 여울목 가으로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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