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부전나비 opper butterfly

큰주홍부전나비 ktk84378837.tistory.com/1839

 

작은주홍부전나비 ktk84378837.tistory.com/7410

나비박물관 http://ktk84378837.tistory.com/3830

 

데칼코마니形으로 꿈꾸기 / 강수

 

 

김선생네 거실에는 황조롱이가 박제되어 있다 박제되지 않은 것들은 사진으로라도 얼굴을 내민다 고니 부엉이 뱀눈그늘나비 작은주홍부전나비. 사진마다 정지된 몸짓이 투명하게 얼어붙었다. 살아 있는 것들도 박제로 보인다는 김선생이 오늘은 골똘히 나를 바라본다. 날개가 있는 것들은 젖은 눈빛으로 창 밖, 하늘을 바라보고. 모두가 기이다란 비상(飛翔)의 몸짓을 하고 있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김선생이 시킨 포즈를 힘겹게 취하고 자연스러운 척 하고 있을 뿐. 김선생이 자꾸 내 어깨 너머를 힐끔거렸다. 다음날 새벽, 우리는 사우나탕에서 서로의 등을 밀어 주고 있었다. 밋밋한 등. 그러나 따뜻한.

 

- ｢다층｣(98.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