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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리지 連理枝, 连理枝
    기타 etcetera 2020. 5. 24. 16:53

    수술이라고는 받을 처지가 못되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벚나무 노거수 둥치가 썩어들어가 생긴 커단 구멍이 생겼다.

    고목에 꽃 핀다더니 생에 대한 의지가 어찌나 강한지 가지가 내리더니 잎사귀가 돋아났다. 부활할 수 있을까?

      

    뻐꾸기처럼 탁란을 하려는 것일까. 기생벌의 생리를 보고 배웠을까? 벚나무 노거수에 뿌리를 내린 아이는 누구일까? 단풍나무로 보이는데 이 아이가 숙주인 왕벚나무를 먹고 어른이 될까?

     

    세천공원.

    연리지(連理枝)라면, 아카시가 단풍나무를 안은 것일까? 단풍나무가 아카시에 기댄 것일까? 연리(連理)란 말은 부부간 남녀간의 지극한 사랑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당현종(唐玄宗)과 양귀비(楊貴妃)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에서 비롯되었다.  

    臨別殷勤重寄詞(임별은근중기사)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헤어질 무렵 은근히 거듭 전하는 말이 있었으니

    그 말에는 둘이서만 아는 맹서가 들어 있었지

    칠월 칠석 장생전에서

    깊은 밤 남몰래 속삭인 말

    하늘에서는 비익조(比翼鳥)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

    장구한 천지도 다할 때가 있지만

    이 한은 면면히 끊일 날 없으리라

     

    * 비익조(比翼鳥)는 눈과 날개가 한쪽뿐이어서 암컷과 수컷의 날개가 결합되어야만 날 수 있다. 당나라 시인 노조린(盧照隣)이  ‘長安古意(장안고의)’에서 노래한 비목(比目)이 있다. 비목은 넙치 광어에 해당하는 현실어류이다.

    得成比目何辭死,(득성비목하사사) 비목을 얻었으니 어찌 두려워하랴 

    願作鴛鴦不羨仙(원작원앙불선선) 원컨대 원앙이 되면 신선도 부럽지 않으리

     

    류시화는 이를 풀어 외눈박이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시를 썼다. 

     

     

    외눈박이 물고기 사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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