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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동 선교사촌(宣敎師村)
    문화 culture/기독교문화 Christian Culture 2018. 1. 12. 18:25

    한남대학교에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200여미터 가다보면 선교사촌 입구에 심상치 않아보이는 두 칸짜리 한옥과 생뚱맞은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버스정류장은 tvN드라마 마더’를 촬영하느라 세운 세트장이라고 지나가던 여학생이 귀띔을 한다.  

    한남대는 '덕혜옹주'를 비롯해 '세시봉', ‘코리아’, ‘변호인’, '그해 여름', '살인자의 기억법', 문재인대통령이 본 영화 '1987'의 촬영 장소였다고...

     

    빨래집게를 보니 누군가 살고 있다. 봄빛이 파릇거릴 떄쯤 연락을 먼저 취하면 만나볼 사람이 있을 것이다.

     

     

    빨래집게 / 함민복

     

     

      옷을 집고 있지 않을 때

    내 몸을 매달아본다

    몸뚱이가 되어 허공을 입고

    허공을 걷던 옷가지들

    떨어지던 물방울의 시간

    입아귀 근력이 떨어진

    입 다무는 일이 일생인

    나를 물고 있는 허공

    물 수 없는

    시간을 깨물다

    철사 근육이 삭아 끊어지면

    , 그 한마디 내지르고

    훑어지고 말

    온몸이 입인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들의 사택인 인돈학술원에 대전대(현 한남대) 설립자인 인돈(印敦illiam lderman Linton, 18911960) 상을 세웠다.

    예나 지금이나 내 나라에서 하기도 어려운 일을 남의 나라에 와서 화이팅 넘치는 봉사를 하는 선교사들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여기까지가 대전시문화재자료 제44호로 최초(1955)에 지어진 북쪽 건물 3동이

     1990년대 초 선교사들이 한국을 떠난 후 사택의 일부에 한남대 설립자인 인돈(印敦 Linton)을 기념하는 인돈학술원을 개원하고 지금은 그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1950년대 국내 시대상이 반영된 ㄷ자 건물들로 붉은 벽돌에 한식지붕을 올렸으며, 주진입이 현관으로 모이는 점 등에서 서양식 건축에 한국 건축양식을 도입한 모습이다.

     

    그림같은 집이 발길을 재촉하는데 화살나무가 눈젖은 바짓가랭이를 붙든다.

     

     

     

    그림같은 집 측면에서 보면 이렇다.

     

    영빈관(迎賓館)과 사철나무의 주홍빛 열매

     

    하얀 겨울이 지나고 파릇파릇 새잎이 솟아날 즈음 찾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에 눈발이 떨어져 더욱 아련해지는 뒷모습. 

     

    고루각(鼓樓閣).

    개교30주년(1986)을 기념하여 제작한 당시 세계최대(지름 2.0미터, 길이 2.3미터, 무게 950KG)인 '진리의 북'이 보관되어 있다.

     북 제작자인 김관수는 대전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으로 88올림픽 '평화의 북' 제작자이기도 하다.

     

     

    복도 / 변선우(한남대 문예창작학과, 동대학원 석사 재학중, 본명 김선우)

     

     

    나는 기나긴 몸짓이다 흥건하게 엎질러져 있고 그렇담 액체인걸까 어딘가로 흐르고 있고 흐른다는 건 결국인 걸까 힘을 다해 펼쳐져 있다 그렇담 일기인 걸까 저 두 발은 두 눈을 써내려가는 걸까 드러낼 자신이 없고 드러낼 문장이 없다 나는 손이 있었다면 총을 쏘아보았을 것이다 꽝! 하는 소리와 살아나는 사람들, 나는 기뻐할 수 있을까 그렇담 사람인 걸까 질투는 씹어 삼키는 걸까 살아있는 건 나밖에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걸까 고래가 나를 건너간다 고래의 두 발은 내 아래에서 자유롭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래의 이야기는 시작도 안했으며 채식을 시작한 고래가 있다 저 끝에 과수원이 있다 고래는 풀밭에 매달려 나를 읽어내린다 나의 미래는 거기에 적혀있을까 나의 몸이 다시 시작되고 잘려지고 이어지는데 과일들은 입을 지우지 않는다 고래의 고향이 싱싱해지는 신호인 걸까 멀어지는 장면에서 검정이 튀어 오른다 내가 저걸 건너간다면복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길을 사이에 두고 무수한 과일이 열리고 있다 그 안에 무수한 손잡이

     

    동아일보 신춘문예 2018/시 당선작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80101/87972859/1

    중도일보 http://www.joongdo.co.kr/main/view.php?key=2018010501000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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