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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당거미 Nephila clavata
    동물 Animal/거미류 arachnid 2013. 10. 9. 21:17

     

     

     

    무당거미 Nephila clavate. 무당거미과. 몸길이는 암컷이 20.0~30.0mm, 수컷이 6.0~10.0mm. 등딱지는 갈색 바탕에 짧은 은백색 털이 덮여 있고, 가슴판은 흑갈색으로 앞, 뒤쪽 가운데에 노란색 무늬가 있다. 

    무당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1003 http://ktk84378837.tistory.com/5281

     

     

    무당거미 / 이진

     

     

    낡은 상가 출입문 옆 허공을 움켜 잡아 그물을 뜬다

    의자에 앉기만 하면 여덟개가 되는 다리

    세찬 바람에 등 떠밀리면 또 한번의 번지점프로

    삶의 계단을 한칸 더 올라설 수 있을지

    실타래가 바르게 풀려 나올수록 한숨도 풀어진다

    땅거미 내리면 허망한 마음에 촘촘한 그물코를 놓치기도 하고

    잘못 풀리기 시작한 올 걷잡을 수 없지만

    구멍이 구멍을 새끼 쳐서 지어내는 거미줄 같은 옷들

    구멍난 하루를 메워준다

    그물코 사이로 아이들 유년이 지나가고

    무당서방의 바람기도 지나간다

    어쩌다 구멍들 사이로 밤하늘을 올려다 보면

    바늘투망질에 걸려든 별들 나비처럼 파닥이고 있다

     

    불침번처럼 잔뜩 움츠린 채 뜨는 하얀 볼레로

    누군가의 어깨에 따뜻한 손목처럼얹혀질 날개옷에

    남몰래 비원을 무늬뜨기 한다

    몇번의 곤두박질로 바늘을 꺾은 적도 있었지만

    끈적이는 거미줄을 감고 치마꼬리를 놓지 않는 아이들

    출입문에 덧댄 한평 가게에서

    가까스로 낙엽을 익혀 거미집 가득 채운 손뜨개방

    구멍 뚤린 그물을 손질하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얼찐거리는 그림자를 보면

    날개의 주인공을 귀신 같이 점지하는

    아직 제 굿은 못해도

    이젠 반 무당

    아직도 구멍 난 생계를 뜨개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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