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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朱木 Japanese yew
    초목류 wild flower/주목과 Taxaceae 2013. 9. 10. 10:08

     

    덕유산.

    살아 천년 죽어 천년(生千年死千年)이라는 주목 朱木 Japanese yew. 구과목 주목과의 상록침엽교목. 학명 Taxus cuspidata Siebold & Zucc. 재질이 붉어 주목이 되었다. 키는 약 16m까지 자란다. 배수가 좋은 기름진 땅에서 잘 자라지만 뿌리가 얕게 내리기 때문에 옮겨 심기가 힘들다. 대부분 솔방울을 달고 있는 구과(毬果)식물인데 주목만 열매가 다른 모습이다. 바늘잎이 달리며 4월에 꽃이 피어 8~9월에 열매가 익는다. 잎을 말린 주목엽은 신장병과 위장병 치료나 구충제로 쓰인다. 결이 고르고 광택이 좋아 고급 장식재, 용구재, 조각재 및 세공재 등으로 쓰인다. 소백산 정상의 주목군락은 천연기념물 제244호.  

    주목 http://ktk84378837.tistory.com/1658 http://ktk84378837.tistory.com/5125 http://ktk84378837.tistory.com/5265

     

     

     주목(朱木) 한 그루 서 있는 풍경 / 최진연 

     

     

    쓰러질듯 쓰러질 듯한 햇살의 전송을 받으며

    마른 잎들이 그들의 실낱같은 마지막 길을

    사그락 사그락 떠난 뒤, 나무들은 가지마다

    여름 환상의 너울만 펄럭이고 있었네.

    내 자주 가 보는 아랍의 사막 부근

    그 황량한 벌판을 적시는 젖줄 같은 강물

    보이지 않던 주목 한 그루

    그들 앞에 서 있고,

    대마 껍질을 얽어 만든

    잠자리채가 누웠던 추녀 밑으로

    광창(光窓) 불빛이 새어나오는 나의 생가

    놋화로는 가야국 고분 속 마구(馬具)처럼

    먼지 속에 퍼렇게 녹슬고 있었네.

    메밀잠자리들의 풋잠도 깨우지 못하는

    마른번개 한두 번 번쩍이더니

    자작나무 숲에 들어선 바람처럼

    나를 눈부시게 하던 구름잎사귀들

    어느 새 도망치듯 다 사라지고

    하늘은 수박덩이처럼 익고 있었네.

    미처 떠나지 못한 여름새의 아픔과

    이미 쓰러져 누운 햇살을 밟으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산책길에 만나는

    우리들의 자유와 이별을 노래하는

    청동(靑銅)의 새 한 마리

    하늘을 향해 깃을 퍼덕이고,

    현실의 겨울과 맞서 있는 주목 한 그루

    그 짙은 검푸른 잎새 사이 사이에

    하얗게 식어 가는 화로의 재 속

    불씨 같은 열매들을 달고 있었네.

    창백한 햇살의 뱀허물과 함께

    꽃너울 환상을 걸치고 엎드려 있는

    찔레덩굴 아래로 폴폴 날아들던

    굴뚝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

    30년을 너머 살아도 언제나 낯선 동네

    열매들은 제 자리에 눈물로 떨어지고

    사람들은 온 세상을 진동하는 곰팡내

    죽음의 동굴 여행을 다시 떠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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