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행초 Tetragonia tetragonoides

 

 

 

번행초(蕃杏草) common-tetragonia 번향, 갯시금치, 갯상추, 우리나라에선 유일한 번행초과의 다년초. 학명 Tetragonia tetragonoides 남부 해안 모래땅에 분포하며 여름에 노란꽃이 피고 30~60cm로 자란다. 식용하거나 전초를 암, 장염, 패혈증 등의 치료에 약재로 쓴다. 

 번행초 http://ktk84378837.tistory.com/5003 

 

 

번행초 / 유희봉

 

 

생채를 샐러드해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쓰는 식용식물

위를 부드럽게 보호하는 흰 액체

시금치를 닮은 도톰한 잎

 

생선의 내장을 꺼내고 채워 넣으면

필수 냉장고라며 권하는 나의 말에

그녀는 시장에 가면 널린 것이

만들어서 파는 음식이란다

 

비닐끈처럼 질기고 나에게

토사광란을 일으킨 것은

수입 우렁이가 아니라

지나친 방부제 때문이었으니

 

해변가를 거닐면서

동의보감을 만들었던 허준처럼

한 가지 일을 생각하며

몽롱한 의식에 말려들곤 했다

 

효용과 부작용을 알기 위해

목숨걸고 독초도 먹어 보았던 일

의약분쟁 같은 돈은 아니었으니

물질의 욕망에서 벗어나

 

심신이 괴롭고 병든 이에게

자신을 바치는 번행초처럼

함께 사는 이웃을 사랑하는 손

모든 생명은 이것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