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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선생님기타 etcetera 2007. 7. 30. 17:51
선생님이라는 명사 / 이기철겨울 지나 봄볕에 말린 솜이불 같다
언 손 호호 불며 쬐는 난롯불 같다
유리창을 새어 나오는 한 옥타브 울림을
가을에는 얇은 그림책 한 권 사 들고
가난한 아이를 찾아가는
옷이 얇아 조금 추워 보이는 그림자
머릿속에 출석부 첫 이름과 끝 이름을 죄다 인쇄해 두고
하얀 교실로 걸어가는 사람
오늘 밤 별이 땅에까지 내린다면
그 사람 때문에 내린 것이다.
내일 아침 길가에 물양지꽃 핀다면
틀림없이 그 사람 때문에 핀 것이다
이 세상의 가장 나지막하고 귀한 이름
송구하게도, 나도 그 중의 한 명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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