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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가시리즈2-폐가(廢家)
    기타 etcetera 2007. 12. 17. 13:50



     

    폐가(廢家)를 바라보며  조찬용

     

    집이 무너지면

    담장도 힘을 잃고 덩달아 무너지는 것인가

    눈보라 비바람 탓만은 아니리라

    가끔 까치 떼들이 세상을 깍깍거리는

    그 안으로

    오동나무, 동백나무, 호랑가시나무가

    풀밭에서 구름처럼 얼굴을 보이기도 한다

    무서운 건 따로 있다

    사람 눈길이 닿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무너지고 곰팡이 슬고 썩고

    키우지 않으려고 내쳤던 것들까지

    어찌 용케 알고 찾아와

    세상의 뒷뜰을 가꾸는 것을 보면

    싫든 좋든 눈길이 있어야만 가꾸어짐을 안다

    폐가였던 자리, 걸어온 자리를 보면서

    흔한 날 멀쩡하게 바보 되지 않는 사람 누가 있고

    멀찌감치 허물어지고 초라해지지 않는 사람

    누가 있었던가

    곰배팔이 어머니 아들 봉식이가 살았던 그 집

    좀 모자라서 마을 밖 산밑에서 살았던

    그 아이의 집

    지금은 어디서 늙어가고 있는지

    색시나 얻어 사람 구실 했는지

    그것이 바람결에 궁금하다





    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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