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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원 시리즈 2
    기타 etcetera 2008. 4. 28. 10:06

     

    청양 읍내 백세천 인근에 있는 미용실은 그냥 그런데 세상에 아직도 1970년대 이름인 새마을이용원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아련해집니다.

    저렇게 빼곡한 주택가 골목에 어떻게 이용원을 세웠을까?

    동네 아저씨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몇 푼 벌어서 먹고살려 했을까,

    아니면 이발도 제때 못하는 촌부들을 생각해서 시작한 봉사활동이었을까?

    이발소 갈 돈도 없어서 주막집 옆에 있던 이발소에서 쓰다버린 바리깡 하나에 머리를 맡긴채

    뽑혀지는 아픔을 참아가며 이발하던 어린 시절이 가물가물 떠오릅니다.

    미용실 앞을 허우적거리며 지나가는 촌부의 모습도 인정이 물씬 풍깁니다.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습니다.



    청양.

     

    청양 / 공광규

     

     

    큰나무와 작은 나무가 가지를 섞고

    잎과 잎을 맞댄 칠갑산

    천장호에 원앙과 쇠오리가 산다

     

    구기자나무와 맥문동 밭에

    거름을 넣고 나온 당숙과 사촌이 어울려

    어죽을 끓이는 느티나무 아래 평상

     

    느티나무와 사람과 짐승의 배경이 되어주는

    자귀나무꽃 노을이 아름다워서

    인생의 저녁도 아름다울 것 같은

     

    어깨선이 다정한 월산과 청태산과 구봉산이

    어린 자매처럼 밤마다

    초롱초롱한 별을 덮고 자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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