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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매미 Limois emelianovi
    동물 Animal/매미 매미충 멸구 진딧물 2009. 7. 17. 09:54

     

    장마와 무더위에 무기력해지는 몸을 추스려보겠다고 아내와 보문산을 오른다.

    옥잠난초를 보겠다고 기억을 더듬다가 들어선 길목인데 어디서 많이 본 생물이 갑자기 부산해진다.

    옥잠난초는 보이지 않고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꼼지락거린다.

    세상에나,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내딛다니...

    과수를 망치는 해충이란 소리를 매스컴을 통해 여러번 들었다.

    보문산에도 드뎌 주홍날개꽃매미가 등장한 것이다.

    10년도 되지 않아 전국토를 삼켜버리다니 그 속도가 대단하다.

    가죽나무를 숙주로 한다 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약충 때나 성충 때나 강렬한 원색과 구조적 무늬의 아름다움은 친절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산악의 계곡이나 물가에서 살던 연약한 우리네 생물은 나가지도 못하고,

    황량한 대륙에서 살던 강인한 녀석들이 들어와 초토화시키려는 모양이다.

    기술화 문명화 세계화 국제화가 가져온 부작용들이다.

    약간의 경계심까지 돋게 하는 저 격렬한 매력은 무엇일까.

    언제쯤 성충의 징그러움과 강렬한 유혹을볼 수 있을까.

    우리의 본능은 대륙을 향하고 있는 것일까.

     

    꽃매미 Limois emelianovi Oshanin, 1908. 중국매미, 주홍날개꽃매미. 매미목 꽃매미과. 몸길이는 약 9-11mm. 몸의 등면에는 황갈색, 유백색 및 흑갈색의 불규칙한 얼룩무늬가 산재해 있다.날개를 접었을 때는 흑갈색의 얼룩무늬가 참나무류의 나무 껍질과 조화를 이루며 보호색을 띤다. 그러나 날개를 펼치면 뒷날개의 기부는 현저하게 붉은색을 띤다. 주로 포도나무 열매와 가죽나무를 해치는 해충이다. 중국매미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계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꽃매미 http://ktk84378837.tistory.com/2064 http://ktk84378837.tistory.com/4125

     

     

    꽃매미   /   김종제 

     

     

    고비사막의 황사 타고
    예까지 비행해온 꽃매미
    오십년대 인해전술을 쓰는지
    밟아 없애도 동네 뒷산까지 지천이다
    붉은 옷에 붉은 입술에
    요염한 홍등가의 여인처럼
    돈 푼 깨나 있는 사내에게 달라붙어
    단물만 쪽쪽 빨아먹고
    속 빈 시체 만들어놓는 꽃매미가
    절대로 울지도 않는다
    독한 기생같다
    내 유일한 꽃이라고 믿었건만
    생을 다 들고 신파처럼 날아가 버렸다
    우루루 달려든 사랑에 취해
    한 시절 꿈결같이 보냈더니
    달랑 껍데기만 남았다
    가진 것 없이 빈털털이가 되어보니
    세상이 벌레처럼 징그럽다
    경성에 유학간다고 해서는
    집안 다 말아먹었던 누구를 닮았다
    힘있다고 이놈 저놈 끌어들여
    나라 통째로 빼았겼던
    개화기의 대한을 닮았다
    소리도 없이 다가와
    넋까지 홀렸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눈물 다 말라버렸는지
    훌쩍 다시 날아온 꽃매미에
    마음 새로 붙이는 이 기막힌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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