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나물 Great St. Johnswort

이름이 얼마나 토속적이고 애상적인가.

물레는 고난하고 애처로운 기다림과 그리움을 타고 태어났다.

물레를 닮은 물레나물은 그래서 더욱 애처롭다.

누구를 기다리며 누구를 그리워 하는가.

꽃잎의 모양을 바람개비라 보았다면 바람개비나물쯤 되었을 터이다.

누군가 물레로 보았다는 것은 감정이입의 결과물일 것이다.

아니면 여인잔혹사로 이름난 영화 <물레야 물레야> 이후일까.

조선시대 봉건제도에 희생되는 한 여자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1983년작 영화가 있다.

설마하니 비폭력주의자 간디의 물레와는 관련이 없겠다.

물레야, 물레야.

한방에서는 전초를 홍한련(紅旱蓮)이라 하여 간기능장애로 인한 두통과 고혈압에 효과가 있고

지혈 작용을 하며 종기와 악창에 짓찧어서 환부에 바른다.

 

물레나물 Great St. Johnswort. 매대체, 황해당, 물레나물과 물레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 대연교(大連翹), 연시(連翅), 원보초(元寶草), 학명 Hypericum ascyron L. 높이가 50-100cm. 꽃은 6-8월에 피고 지름 4-6cm로서 황색 바탕에 붉은빛이 돈다. 열매가 빨갛고 고추 모양으로 생겼다. 암술대는 5가닥이 난다. 3가닥이 나면 큰물레나물이다. 열매는 삭과이고 달걀모양이다.  어린 순을 식용하고 全草(전초)를 紅旱蓮(홍한련)이라 하며 두통, 토혈, 타박상, 瘡癤(창절)을 치료한다.  ‘고추나물’에 비해 식물체와 꽃이 크고 5수성이다

고추나물 http://ktk84378837.tistory.com/2737 http://ktk84378837.tistory.com/7505 애기고추나물 http://ktk84378837.tistory.com/5012

물레나물 http://ktk84378837.tistory.com/2011 http://ktk84378837.tistory.com/4887

 

 

물레나물꽃잎 우에  /   김내식

 

 

안개 자욱한 곰배령 오름길에

물레나물꽃 이파리

소리 없이 돌리는 자 누구인가

아침에 뜨는 해가 돌리는가,

서산에 지는 해로

기우는가,

벌 나비야 오든말건

열흘쯤 스치는 바람결

미련 없이 떨어지는 꽃잎 우에

나는 이 세상에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빙글빙글 돌고 도는

방향을 따라

우리는 또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물레나물 꽃은 몸짓으로

무언가를 제시한다

따라 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