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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看月庵)풍경 landscape 2009. 12. 2. 17:03
간조 때의 간월암 풍경이라...간월암은 피안도, 피안사로 불리다가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연꽃과 닮아 연화대, 낙가산, 원통대로 불렸다.고려말 무학대사가 수도하던 중 떠오르는 달을 보고 문득 깨달은 바 있어 간월암(看月庵)이라 했다던가.조선조 억불정책으로 폐사되었다가 1941년 송만공선사에 의해 중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안내문이 있다.시대에 따라 명멸하는 세상사의 영욕이 조그마한 암자에까지 미친다니 허망하기 이를데 없구나떠오르는 달을 보지 못하고 넘어가는 해를 보고 왔으니 아쉬움이 남는다.아쉬운 것이 또 하나 있다.간월도 하면 어리굴젓이 아닌가.어리굴젓은 한자어로는 홍석화해(紅石花醢)라 한다.어리굴젓은 간한 굴에 고춧가루를 섞어 얼간으로 삭힌 굴젓을 가리킨다.고춧가루로 양념을 해서 '얼큰하다'는 뜻이 들어간 말인데 어형변화를 거쳤다는 풀이가 있다.(우리말유래사전)조선조 무학대사가 이태조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600년 역사를 말한다.그러나 고추가 임진란 때 유입되었으니 이태조에게 진상했다는 것은 그냥 굴젓이겠지.대전당진간 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 거리이니 마음만 먹으면 될 일이다.정 먹고 싶으면 인터넷에 들어가 택배라도 주문하면 될 일이다.몸 편하기는 해도그게 어디 그런가.현장에서 맛 보는재미를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만조 때의 간월암을 보자니맛좀 보자꾸나......
서산.
간월암 / 김해룡
소나무 숲 언덕배기마다
붉은 해 벌렁대는데
홀린 듯 어둠 가르고
멀리도 달려와
네 앞에 선다
간지럽히는 해송의 바람소리
오작교
갯벌 길 지나 멎은
조그만 두 섬 끝자락
풍경소리도 독경소리도
들릴 법한데
초라한 암자 하나
묵언(默言)처럼
적막만 맴돌고
백년 묵은 사철과
팽나무 졸고 선 사이
태풍에 지붕 뚫린
요사채가 슬프기만 하다
간월암, 화두(話頭) 성성한
고승들의 채취
허공에 뜬 달덩이가
오랜 세월을 건너
가야 할 길을 가리키고 있다
수록시집 들녘에서의 독백 ( 오늘의문학사 )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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