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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양 명옥헌(鳴玉軒)
    풍경 landscape 2024. 8. 26. 13:21

    명곡오희도선생유적비와 상사화

    명옥헌(鳴玉軒),  명옥헌은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에 위치한다.  조선 중기의 문인 오희도(吳希道, 15831623)망재(忘齊)를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았다. 그의 넷째 아들 오이정(吳以井, 일명 明仲, 16191655)이 정자를 짓고 계류를 따라 위 아래로 장방형 연못을 파고 꽃나무를 심어 원림을 구성하였다. 명옥헌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이다. 한 가운데에 방이 있고 빙 둘러가며 마루가 놓여 있다. 마루에 난간이 둘러쳐져 있다. 남도지방 정자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오희도 추모공간이 오명중-오기석-오대경 삼대로 이어지기에 '효 문화의 별서 원림'이라 평가한다.

    오명중의 아들 오기석(吳祺錫·1651~1702)은 송시열의 제자가 되었고,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이 1673년 찾아와 鳴玉軒 癸丑을 바위에 새기고, 물 흐르는 소리가 옥이 부딪히는 소리 같다 하여 명옥헌이라 이름하였다. 명옥헌 현판은 바위 글씨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삼고(三顧). 능양군(인조)이 반정을 위해 후산마을에 망재(忘齋)를 짓고 살던 오희도(吳希道,1583~1623)를 두세번 찾았으나 거절하였다. 삼고초려했으나 거절했다는 얘기다. 능양군이 말을 매던 은행나무가 있다. 반정 후에 예문관 검열에 제수되었으나 천연두로 이듬해 사망하였다. 

    명옥헌 장계고동기(藏溪古桐記, 장계골에 있는 오래된 오동나무 이야기). 지금 오동나무는 없다. 翰林公(오희도 吳希道,  1538~1623) 7世孫 오상순(吳相淳, 1749~1799)이 28세 때 썼다. 훗날 인조가 되는 능양군(綾陽君)이 오희도를 찾아왔을 때 말을 매어 놓은 나무라 해서 인조대왕의 계마행(繫馬杏)이라고 부르는 은행나무가 전남기념물 제45호로 보호되고 있다.

    백일홍이 흐드러진 어느 민가에 들어섰다 

    문콕을 예방하는 댕기머리. 영동 규당고택의 댕기머리와는 사뭇 다른 채가 없는 모습이다.

    벌멍덕. 벌을 분봉할 때 쓰는 기구다. 벌통 위를 덮는 재래식 뚜껑. 짚으로 틀어서 바가지 비슷하게 만든다. 멍덕꿀은 멍덕 안에 박힌 질이 좋은 흰 꿀을 뜻한다. 열매가 멍덕을 닮은 멍덕딸기는 잎 뒷면에 흰 털이 밀생하고 줄기에 붉은 잔가시가 많다. 

    백일홍

    마루에 고추말리기도 정겹다

    후산마을 입구에 손바닥만한 후산제를 왕버들 세 그루가 지키고 있다.

     

    명옥헌 별자리 / 최재영

     

    원림에 드니 그늘까지 붉다

    명옥헌을 따라 운행하는 배롱나무는

    별자리보다도 뜨거워

    눈이 타들어가는 붉은 계절을 완성한다

    은하수 쏟아져 내리는 연못 속 꽃그늘

    그 그늘 안에서는 무엇이든 옥구슬 소리로 흘러가고

    어디선가 시작된 바람은 낮은 파문으로 돌아와

    우주의 눈물로 화들짝 여울져 가는데,

    기어이 후두둑 흐드러지는 자미성*

    연못 속으로 어느 인연이 자맥질 해 들어왔나

    문이란 문 죄다 열어젖히고

    한여름 염천에 백리까지 향기를 몰아간다

    그 지극함으로 꽃은 피고지는 것

    제 그림자를 그윽히 들여다보며

    아무도 본 적 없는 첫 개화의 우주에서

    명옥헌 별자리들의 황홀한 궤도가 한창이다

    한 생을 달려와 뜨겁게 피어나는 배롱나무

    드디어 아무 망설임 없이 안과 밖을 당기니

    활짝 열고 맞아들이는 견고한 합일의 연못

    눈물겹게, 붉다

     

    * 자미성 : 자미는 백일홍나무, 배롱나무라고도 하며 하늘의 은하수를 본따 명옥헌 연못 주위에 28그루의 배롱나무를 심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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