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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메뉴는 노랑나비다동물 Animal/잠자리 dragonfly 2024. 7. 12. 21:11
일찍 일어난 밀잠자리 암컷이 노랑나비를 사냥했다. 밤새 장대비가 쏟아져 개천의 강줄기로 변해 있다. 비는 잠깐 멈추었으나 해가 들진 않았는데 배고픈 짐승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남들보다 일찍 눈을 떴다. 채식주의자인 나비도 먹이를 구하러 나왔을 터이지만 먹이사슬의 최약체로 태어난 캇에 한순간 잠자리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 잠자리의 사냥성공률은 경이적인 95%. 그러나 잠자리는 우쭐해 하거나 기뻐하지 않는다. 잠자리도 어느때 사마귀, 물고기, 개구리, 말벌, 새들의 먹잇감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노랑나비 또한 재수 없다고 세상을 원망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진잠천.
밀잠자리 / 송수권
어찌나 예쁘던지요
이른 아침 논둑길을 걷다가 볏잎 뒤에 붙은
푸시시 막 잠깨는 밀잠자리 한 마리
어느 날 영혼도 저렇게 가벼울 수만 있다면
젖은 이슬 털어 말릴수만 있다면
어찌나 예쁘던지요
그 견인의 시간 다 지나고 신생의 아침
투명한 햇살에 날아오르는 아른아른한 빈 날개
저 알 수 없는 하늘 뒤로 사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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