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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리부채장수잠자리 Gomphidia confluens
    동물 Animal/잠자리 dragonfly 2023. 6. 29. 20:52

     어리부채장수잠자리(어리부채측범잠자리) Gomphidia confluens. 왕잠자리과. 유충의 모습이 부채를 닮을데서 유래한다. 배길이 50mm, 뒷날개길이 47mm이다. 머리·얼굴·뒷머리는 녹색이고 얼굴은 선명한 녹색이며 이마혹은 검은색이다. 이마도 녹색이나 아랫가두리는 검은 띠를 이룬다. 이마조각은 황록색, 아랫가두리 양쪽은 검은색이다. 윗입술조각·윗입술·큰턱의 밑 등은 황록색이고 윗입술의 둘레는 검은색이다. 아랫입술은 연한 황록색이고 깃에는 황록색 띠가 있다. 공주 유구.

     

     

    메롱메롱 / 오탁번(1943-2023)

     

     

    팟종에서 파씨가 까맣게 떨어지자

    깨알 쏟아지는 줄 알고

    종종종 달려가는 노랑 병아리가

    참말 우습지?

    쇠파리 쫓는 어미소 꼬리에 놀라

    냅다 뛰는 젖뗄 때 된 송아지처럼

    내 유년의 꿈이 내달리던 들녘은

    옥수수 수염처럼 볼을 간지르며

    메롱메롱 자꾸만 속삭인다

    장수잠자리 한 마리 잡아서

    호박꽃 꽃가루 묻혀 날리면

    제 짝인 줄 알고 날아와 잡히는

    수컷 장수잠자리도

    용용 쌤통이지?

     

    내 유년의 꿈을 실은 장수잠자리가

    투명한 헬리콥터 타고

    커다란 겹눈 반짝이며

    꿈결 속 하늘로 날아온다

    호적등본에나 남아있는 줄 알았던

    추억의 비행장에서는

    까망 파씨와 종종종 병아리와

    금빛 송아지와 별별 장수잠자리가

    날마다 꿈마다 뜨고 내린다

    밤송이 머리에 중학생 모자 쓰고

    떠나온 고향 길섶에

    심심하게 피어있는 민들레도

    홀씨 하얗게 하늘로 날리며

    메롱메롱 나를 부른다

     

     

    달걀 / 오탁번

     

     

    메롱메롱이라는 시를 쓰면서

    밥 먹으면서도 오줌 누면서도

    고치고 또 고쳤네

    잡지 <>에 팩스로 보낸 다음

    그래도 맘이 놓이지 않아

    '현대시선독' 강의시간에

    학생들한테서 최종 강평을 받으려고

    부랴부랴 작품을 복사하기로 했네

    이천백 원 건네주고 받아든

    <메롱메롱>을 복사한 A4 60부가

    복사기 열이 그대로 남아 따듯했네

    아 내 영혼에서 갓 꺼낸 따근따근한 시여

    그때 따근따근한 달걀이 문득 생각났네

    암탉이 둥주리에서 꼬꼬댁꼬꼬댁 내려오면

    쪼르르 달려가서 꺼내오던

    달걀의 온기가 손에 전해져 왔네

    달걀 한 꾸러미 장날에 내다 팔아서

    문화연필이랑 유엔성냥을 사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네

    셈본시험 백 점 받아온 날이면

    아나 이건 너 먹어라 하면서 어머니가 주시던

    빨간 피도 살짝 묻은 갓 낳은 달걀이

    따근따근한 온기를 그냥 지니고

    메롱메롱이라는 시가 되어 나온 것일까

    "메롱"하며 혀를 쏙 내민

    아이들의 말을 흉내 내며 쓴 시에는

    '추억의 비행장에서는

    까망 파씨와 종종종 병아리와

    금빛 송아지와 별별 장수잠자리가

    날마다 꿈마다 뜨고 내린다'라는

    참말 우스운 말이 있다네

    '별별 장수잠자리'의 간질간질한 뜻을

    ☆☆을 칠판에 그려가며 설명하니까

    학생들이 눈을 커다랗게 떴네

    따끈따끈한 달걀 하나씩 받아든 교실에

    별 둘 단 장수잠자리가 막 날아다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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