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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나무 꽃 피다
    초목류 wild flower/벼과(화본과) Gramineae 2024. 4. 21. 22:01

    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이름에는 나무가 들어가 있지만 분류학상 벼과 즉 화본과이니 풀인 모양이다. 대나무가 아니라 대풀이라고 해야 하나? 목질이라고 해서 모두 나무는 아닌 것이다. 이름만이 아니라 수명으로도 나무인 대나무는 60-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주기설이 있다. 대나무 밭에는 다른 식물은 범접도 못할만큼 밀집되어 있고 땅의 양분이 줄어들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죽기 전에 후손을 퍼트리기 위해 꽃을 피운다고 한다. 지난 겨울에 추위를 타 동해를 입어 죽는다는 말도 있다. 꽃이 피고난 대나무는 모두 죽는데 개화병이라 한다. 죽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데...몇 년 전에 대둔산에서 조릿대 꽃을 보았었다. 열매를 맺었을까?  꽃이 피고나면 죽기 떄문에 대나무 열매 즉 죽실(竹實)을 맺는 경우가 없으니 열매 구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아니겠는가. 안 죽어야 열매를 맺을테고 열매를 맺어야 봉황이 날아들텐데... 

    대나무는 일반 나무의 4배나 되는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매우 높은 식물이다. 용도가 다양해서 목재로 식기로 장신구로 악기로 땔감으로 죽창이나 죽도 같은 무기로도 쓰였다. 대통밥, 죽염 외에도 죽엽청,  죽통주(竹筒酒), 죽력고 같은 술도 만들고 댓잎차로도 마신다. 죽순은 별미인데 스테미너식품이라고 말한다. 중국의학서인 <신농본초경>에는 해열 거담 폐렴 기관지염 당뇨 고혈압 노화방지에 좋다고 하였다.

    전설상의 새 봉황은 장자 추수(秋水)편에 벽오동이 아니면 깃들지 아니하고, 신령한 샘물이 아니면 마시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鳳非梧不凄 非靈泉不飲 非竹實不食 봉비오불처 비영천불음 비죽실불식) 고 하였다. 봉황의 출현은 곧 성군(聖君)의 출현이기에 봉황은 제왕의 권력과 존엄의 상징이 되었다. 한밭수목원.

     

     

    대나무 꽃 / 백승훈

     

     

    백조는 죽기 전에

    단 한 번 울고

    대나무는 죽기 전에

    단 한 번 꽃을 피운다.

     

    한평생 푸르고

    곧게만 살던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은

    이 세상에 씨앗을 남기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는데

     

    나 떠난 뒤엔

    과연 무엇이 남을까

    피우지 못한 꽃눈이 있었던가

    살아갈수록

    내 안을 자주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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