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Ciconia boyciana

황새 Ciconia boyciana Oriental Stork, 황새는 큰 새라는 뜻의 한새로부터 유래된 이름이다. 황소도 마찬가지다. 누를 황(黃)으로 해석하면 안된다. 길이110~115cm. 날개 편 길이는 2m가 넘는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주로 번식한다. 텃새 혹은 철새로 11월초에 도래하며 3월까지 관찰된다.  부부관계는 평생 유지되며 매년 같은 둥지를 보수해 번식하며 암수 색깔이 같다. 날개의 검은색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흰색이다. 부리는 매우 크며 검은색이다. 홍채는 엷은 노란색이며 눈 주위가 붉은색이다. 다리는 붉은색이다. 작은 물고기, 개구리, 들쥐, 미꾸라지를 잡아먹고 경계심이 강하다. 3월 중순에서 5월 사이에 3∼4개의 흰 알을 낳아 약 30일간 포란한 후 53∼55일간 육추한다. 목울대가 없어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애처롭다.목을 앞으로 뒤로 젖혔다 숙이며, 부리를 부딪쳐 따다다닥 둔탁한 소리로 소통할 뿐이다. 서양권에서는 우는 소리를 본따 stork, crane 라고 부른다. 서양의 황새는 백황새(=홍부리황새,유럽황새,흰황새)인데 가장 큰 특징은 부리가 붉다는 점이다.

황새와 백로는 나무위에 둥지를 짓고, 뒷발가락이 퇴화된 두루미는 맨땅에 둥지를 짓는다. 소나무에 앉은 황새를 송단(松檀)의 황새, 관학(鸛鶴)이라 하여 선조들이 으뜸으로 쳤다. 관련 속담으로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있다. 서구권에서는 행복과 끈기, 인내를 상징하며 아이를 보따리에 넣어 물어오는 행운의 새로 알려져 있다. 황새가 번식하는 마을은 부촌이 된다고 전해 내려와 길조로 여겨 좋아하고 보호받았다. 그러나 일설에 의하면 연산군은 누군가가 자신을 해칠까 늘 불안하던 차에, 밭두둑의 황새를 보고 놀라 전국의 황새를 잡아 없애라는 혹독한 운명을 걷기도 하였다. 

위기종(EN)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로 지구상 생존 개체수는 2,500개체 이하다. 우리에 갇혀 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19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동물의 왕국 감수하던 황새박사 박시룡교수가 시베리아에서 들여와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와 예산황새공원에서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 황새재단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황새 서식지였던 궐곡리에 2096년 개봉할  '황새가 있는 풍경을 꿈꾸다'  타임캡슐을 세웠다. 박교수님께 감사드릴 뿐이다. 예산 황새공원에서.

 

 

​황새가 있는 풍경 / 김동리(金東里, 1913~1995)

 

 

야트막한 언덕 위로 뽀얀 황톳길

​황톳길 아래는 풀 덮인 개울

​개울 끼고 한참은 수수 콩밭들

​밭들 지나면 밤나무 수풀

수풀 너머론 긴 강물

강물 저쪽은 첩첩 산 먼 산

먼 산 위에는 흰구름 걸려 있고

그 흰구름 속에서 황새 한 마리

날 반기듯 언덕 위로 날아오는데

저 황새 이 들녘 언제 어디서든가

늘 보아 왔겄다, 어쩌면

어느 전생부터 보아 오던 거라고

문득 그렇게 생각이 들며, 나는

다시 한 번 눈 들어 들녘을 바라본다

 

 

曉發公州(효발공주) /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1651~1708)

 

 

層城含宿霧(층성함숙무) 겹겹한 성에 묵은 안개 자욱하고

曙色隱高樓(서색은고루) 새벽 햇살은 높은 누각에 숨어 있다

水急長橋底(수급장교저) 물은 빠르게 긴 다리 아래로 흘러가고

人稀古渡頭(인희고도두) 옛 나룻터에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烏鴉初起堞(오아초기첩) 처음으로 까마귀가 막 *성같퀴에서 나오니

鸛鶴亂鳴洲(관학란명주) 모래톱에 황새와 학이 소란하게 울어 댄다

浩蕩悲吾道(호탕비오도) 분방하게 내 길을 슬퍼 하면서도

長年只遠游(장년지원유) 장년이 되어 이제 멀리서 돌아다닐 뿐이로다

 

*성같퀴 ; 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성 위에 낮게 덧쌓은 담. 성가퀴 첩(堞).  성城가퀴의 오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