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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흰털이끼 Leucobryum juniperoideum초목류 wild flower/선태류 Bryophyte, 지의류 lichen 2022. 4. 2. 22:30
가는흰털이끼 Leucobryum juniperoideum (Brid.) Müll. Hal. 꼬리끼목 흰털이끼과 흰털이끼속. 유통명 비단이끼. 식물체는 백록색이며 줄기는 높이 2~5cm이고 가지가 약간 갈라진다. 잎끝은 뾰족하고 끝부분에 미세한 돌기가 있다. 가장자리는 안쪽으로 약간 말린다. 삭은 약간 굽어있으며 마르면 세로주름이 생긴고 삭병은 적갈색이며 1cm.
이끼 / 김산
개울 위에 징검돌들이 이끼를 머금고 있다
누군가 건너기 위해 밟고 간 자리가 아닌
누군가 손을 흔들고 머무른 자리 위로 이끼가 자란다
피라미와 송사리가 작은 입을 뻐끔거리고
어린 가재가 여린 집게발로 한참을 쓰다듬은 자리 위로
그늘을 거느린 햇살이 오래 머무르면서
미끄덩한 이끼들이 돌의 뿌리로 돋는다
팔순의 아버지가 다리를 벌벌 떨며
지팡이를 짚고 경로당을 갈 때면 이끼들이 달라붙는다
작은 바람이 들락거렸을 시린 무릎을 붙들고
간판도 떨어져나간 허름한 슈퍼 기둥을 잡고 있을 때면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이끼들이 한숨을 쉰다
이끼는 적막과 소란스러움 사이에서 무성하다
축축함과 말라비틀어진 그 내밀한 경계에서 자라고
태어나는 곳과 죽음을 기다리는 그 막간에서 피어난다
오래전의 애인은 자주 넘어지곤 했다
발바닥에 이끼가 무성해서 미끄러웠을 것이다
귀신처럼 떠돌지 않고 바닥에 납작 엎디어서
울고 있는 사람의 하체는 온통 초록으로 뒤덮여 있다
촘촘한 이파리들이 따개비처럼 더덕더덕 붙어 있다
―월간『시인동네』(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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