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4
-
첫눈대청호 Daecheongho Lake 2017. 11. 24. 00:32
테크에 눈발이 떨어질 때만 해도 함박눈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동심이 살아나는 줄 알았다... 고개 숙인 억새밭에도 벌거숭이 나무에도 바람이 몰아치면서 살아나려던 동심은 아쉽게 작별하고 그냥 첫눈의 세계로 빠져든다 시위대 이파리에도 첫눈이 이쁠만큼 가볍게 내렸다 기온변화에 용왕이 놀랐을까 허연 안개를 뿜어올려 세상을 미궁 속으로 빠뜨리려 한다 물속에 잠긴 버들잎은 갑작스레 찾아온 겨울에 당황한듯 사시나무 떨듯 떨고 물안개를 연기로 착각해서일까 놀란 물오리가 어디선가 날아올라 먼길을 떠난다, 오리도 날 줄을 아는구나. 수그령이 눈 무게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허리를 휘였다. 사람만 고개를 빠딱 쳐든다. 가늘고 긴 것은 오래 간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눈에도 거센 바람에도 추위에도 저리 꼿꼿한 도깨비바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