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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갈매나무 Rhamnus ussuriensis초목류 wild flower/갈매나무과 Rhamnaceae 2024. 7. 4. 22:19
참갈매나무 Rhamnus ussuriensis J.J.Vassil. 갈매나무과의 소교목. 높이 4m. 소지(小枝) 끝 부분에 가시가 발달하며, 길이 3-5mm정도이다. 아린(芽鱗, 눈껍질, 겨울눈을 싸고 있는 단단한 비늘 조각)은 6개이다. 잎은 마주나기에서 반마주나기 혹은 짧은 소지에 모여난다. 잎은 얇고, 좁고 긴달걀형 모양이다. 측맥은 5-6개이다. 꽃은 4월에 피고 암수딴그루이며, 꽃잎과 꽃받침은 4수, 수꽃은 10-30개, 암꽃은 2-6개의 꽃이 모여 속생한다. 꽃자루는 5-7mm, 털이 있거나 혹은 없다. 열매 및 종자 핵과는 검다. 열매는 서리자(鼠李子), 우리자(牛李子)로 부르며 열을 내리고 구충제로 사용한다. Rhamnus는 가시가 있는 관목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이며 이는 켈트어 ram(관목)에 어원을 둔다. ussuriensis 는 시베리아 우수리지방의 란 뜻이다. 갈매빛은 진초록을 뜻하는데 이 갈매나무에서 비롯된다.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는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마지막 구절이다. 그걸 제목으로 쓴 안도현의 시도 아름답다. 세종수목원.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질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지도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위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 / 안도현
일생 동안 나무가 나무인 것은 무엇보다도 그늘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늘의 햇빛과 땅의 어둠을 반반씩, 많지도 적지도 않게 섞어서
자기가 살아온 꼭 그만큼만 그늘을 만드는 저 나무가 나무인 것은
그늘이라는 것을 그저 아래로 드리우기만 할 뿐
그 그늘 속에 누군가 사랑하며 떨며 울며 해찰하며 놀다 가도록 내버려 둘 뿐
스스로 그늘 속에서 키스를 하거나 헛기침을 하거나 눈물을 닦거나 성화를 내지 않는다는 점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말과 침묵 사이, 혹은
소란과 고요사이
나무는 저렇게
그냥 서 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듯 보이는
저 갈매나무가 엄동설한에도 저렇게 엄하기만 하고 가진 것 없는 아버지처럼 서 있는 이유도
그늘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빈한한 집안의 지붕 끝처럼 서 있는 저 나무를
아버지,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때로는 그늘의 평수가 좁아서
때로는 그늘의 두께가 얇아서
때로는 그늘의 무게가 턱없이 가벼워서
저물녘이면 어깨부터 캄캄하게 어두워지던 아버지를
나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눈 내려 세상이 적막해진다 해서 나무가 그늘을 만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쓰러지지 않는, 어떻게든 기립 자세로 눈을 맞으려는
저 나무가
어느 아침에는 제일 먼저 몸 흔들어 훌훌 눈을 털고
땅 위에 태연히 일획을 긋는 것을 보게 되는 날이 있을 터
-시집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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