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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 황매산 영암사지(陜川 黃梅山 靈岩寺址)
    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22. 9. 8. 08:58

    합천 황매산(黃梅山) 남쪽 기슭 절경을 병풍삼은 영암사지, 신라말 밀교의 형식을 보이는 곳이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탁본으로 남아 전하는 적연국사자광탑비(寂然國師慈光塔碑)(1023년 건립)의 비문에 고려 현종 5년(1014)에 적연선사가 이곳에서 83세에 입적했다는 기록이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홍각선사비의 조각 중에도 영암사라는 절의 이름과 홍각선사비가 886년에 세워졌다는 기록이 있다. 양양 선림원지(襄陽 禪林院址) :: 시사랑꽃사랑 (tistory.com)

    합천 영암사지 삼층석탑. 높이 4.7m. 2층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의 탑 양식으로, 탑신부가 무너져 있던 것을 1969년에 복원하였다. 전체적인 짜임새가 간략하고, 장식이 소박하다. 아래층 받침돌은 바닥돌과 받침돌의 면석을 하나의 돌로 가공한 4장의 돌을 세워 구성하였다. 탑신부(塔身部)는 각 층마다 몸돌과 지붕돌을 하나의 돌로 만들어 올렸다. 1층 몸돌은 약간 높은 편이지만, 2~3층 몸돌의 높이는 크게 체감되었으며, 모든 몸돌에는 모서리 기둥이 새겨져 있다.  상륜부(相輪部)는 모두 없어졌지만, 살아 있었다면 국보가 되었을까? 3층 지붕돌의 윗면에는 찰주공(擦柱孔)이 패여 있다. 보물480

    합천 영암사지 쌍사자석등.  높이 2.31m. 사자를 배치한 가운데 받침돌 외에 모든 부분이 팔각이다. 아래 받침돌에는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고, 그 위로 사자 두 마리가 가슴을 맞대고 서 있다. 갈기와 꼬리, 몸통의 근육 등은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지만, 다리에 손상이 많아서 아쉽기는 하나 오통통의 한 근육모습좀 보아라. 흥미롭지 아니한가! 높직한 윗단에도 1장의 꽃잎이 위로 솟은 복련(覆蓮)의 연꽃무늬가 각 면마다 1개씩 돋을새김되었는데, 연꽃잎 안은 또 다른 꽃무늬로 장식되었다. 불을 켜 놓은 부분인 8각의 화사석(火舍石)은 하나의 돌로 조성되었다. 4면에는 서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이 돋을새김되었다. 머리장식인 상륜부(相輪部)는 모두 없어졌다. 살아 있었다면 국보가 되었겠지? 보물353호

    무지개다리 가파르니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금당 터의 동쪽 계단. 계단 소맷돌의 외곽이 깨어진듯 하지만 중앙에 보이는 조각은 전설의 불사조, 인두조신(人頭鳥身)의 가릉빈가(迦陵頻伽)로 보인다. 가릉빈가(迦陵頻伽)는 불경(佛經)에 나오는 상상의 새, 심산(히말라야)의 극락정토에만 깃들어 있고, 사람의 머리에다 새의 몸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그것이 내는 소리가 매우 미묘하여 묘음조(妙音鳥, 또는 仙鳥 )라고도 한다.

     

    가릉빈가 / 조경희

     

    내가 그대를 그리워하다

    이 한생 다하고 다시 태어난다면

    극락정토(極樂淨土) 설산(雪山)의 가릉빈가가 되고 싶어

    그대는 어느 깊은 산길을 걷다 우연처럼

    맑은 목청으로 우는 새의 노래를 듣게 될 거야

    새의 노래에 마음을 뺏긴 그대는

    그 새의 깃털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뺏기게 될 거야

    꿈결처럼 넋을 잃은 그대가 마냥 새를 쫓다

    길을 잘못 든 것처럼 어느 작은 산사에 들었을 때

    그대는 달빛 어린 연못에 비친 반인반수(半人半獸)

    내 모습을 만나게 될 거야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가릉빈가의 선율에 취한 그대가

    전생의 내 이름을 떠올리며 곡진히 울 때

    나는 타오르는 불 속으로 뛰어들고 말 거야

    알이 부화하듯 천년의 시간이 다시 깨어나고

    닫혔던 시방세계에 가릉빈가의 노래 울려 퍼질 거야

    풀지 못한 인연의 매듭 노랫소리에 풀릴 거야

     

    금당터의 남쪽 면 기단에 새긴 사자상. 커다란 안상(眼象) 안쪽에 뒤를 돌아보는 모습이며 계단 우측(上) 조각이다. 안상(眼象)은 코끼리의 눈 모양으로 흔히 불상의 대좌나 석등,석탑,목조건축 등 불교미술의 모든 장르에 연꽃과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문양이다. 안상은 코끼리의 정면 모습이다, 상(床)다리나 연꽃을 형상화한 것이다 해석이 분분하다. 강우방은 영기창(靈氣窓)이라 주장했다던가.

    금당터의 남쪽 면 기단에 새긴 사자상. 커다란 안상(眼象) 안쪽에 조신하게 기다리는 모습이며 계단 좌측(下) 조각이다. 안상(眼象)무늬 : 코끼리의 눈 모양으로 흔히 불상의 대좌나 석등, 석탑, 목조건축 등 불교미술의 모든 장르에 연꽃과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문양이다.

     

    금당 뒤편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금당, 서금당터가 나타난다. 앞에는 석등의 하대석과 부러진 중대석이 있으며 금당터가 도드라져 보이고 그 좌우로 귀부(龜趺) 2(보물 제489)가 놓여져 있다. 서금당터 한가운데, 해마다 한 차례씩 법당에 불을 지펴 잡귀를 쫓았던 일본 법당의 그것과 같은 화로자리가 남아 있고 거기서 재가 나온다. 이로 미루어 영암사에서도 그런 의식이 치러지지 않았나 추측하기도 한다.

    동쪽 귀부의 등갑[背甲]에는 전체에 6각으로 된 복선갑문(複線甲文)을 조식하였고, 등 중앙에 마련한 비좌(碑座)의 주변에는 아주 정밀하게 사실화된 인동운권문(忍冬雲卷文)을 조각하였다. 

    서쪽 귀부는 동쪽 귀부보다 조각의 깊이가 얕으며, 등갑에는 역시 복선갑문과 인동문을 조각하였다. 등 중앙에 마련한 비좌의 4면에는 안상(眼象)과 연판(蓮瓣)을 조각하였으며, 동쪽 귀부에 비하여 순박한 조형기법을 보이고 있다.

     

    석축을 보존하기 위한 쐐기돌이 곳곳에 박혀 있다.

    출발지로 다시 돌아오니 마침 저녁놀이 춤을 춘다. 종일 찌푸리던 얼굴이 이렇게 고울 수도 있구나.

      

     

    폐사지처럼 산다 / 정호승

     



    요즘 어떻게 사느냐고 묻지 마라.
    폐사지처럼 산다.

    요즘 뭐하고 지내느냐고 묻지 마라.
    폐사지에 쓰러진 탑을 일으켜 세우며 산다.

    나 아직 진리의 탑하나 세운 적 없지만
    죽은 친구의 마음 사리 하나 넣어둘 부도탑 한번 세운 적 없지만
    폐사지에 처박혀 나뒹구는 옥개석 한 조각 부둥켜안고 산다.

    가끔 웃으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바람과 풀도 뜯어먹고
    부서진 석등에 불이나 켜며 산다.
    부디 어떻게 사느냐고 다정하게 묻지 마라.

    너를 용서하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고
    거짓말도 자꾸 진지하게 하면
    진지한 거짓말이 되는 일이 너무 부끄러워

    입도 버리고 혀도 파묻고
    폐사지처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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