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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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癸卯年) 가고...풍경 landscape 2024. 1. 1. 14:23
나 갈께.... 유성전통시장. 붕어빵 안에는 배고픈 고래가 산다 / 조효복 아이의 웃음에선 생 밀가루 냄새가 났다 접시 위에 수북이 담긴 고기를 자랑하는 아이 가쁜 숨을 내쉬며 조그마한 얼굴이 웃는다 콧등을 타고 오른 비음이 아동센터를 울린다 해를 등지고 앉은 언니는 아빠를 닮았다 그늘진 탁자에는 표류 중이던 목조선 냄새가 비릿하게 스친다 구운 생선을 쌓아두고 살을 발라낸다 분리된 가시가 외로움을 부추긴 친구들 같아 목안이 따끔거린다 흰 밥 위에 간장을 붓고 또 붓는다 짜디짠 바람이 입 안에 흥건하다 훔쳐 먹다 만 문어다리가 납작 엎드린 오후 건너편 집 아이가 회초리를 견딘다 튀어나온 등뼈가 쓰리지만 엄마는 버려지지 않는다 매일 다른 가족이 일기 속에 산다 레이스치마를 입은 아이가 돈다 까만 유치幼齒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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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전(明太煎)풍경 landscape 2023. 12. 11. 22:11
유성전통시장도 조만간 사라지려는 모양이다. 초겨울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므로 따끈한 음식이 절로 떠오른다. 명태전이 땡긴다. 생선가게에서 포를 떠다가 집에서 오손도손 뒤집으려 했는데 아내가 펄쩍 뛴다. 집밥이 최고라면서도 몇 개 사다 먹지 왜 번잡하게 구느냐다. 시식 하나 하고 세종대왕 내었더니 10개가 왔다. 먹방에서처럼 과도한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맛이 좋다. 궁중에서 전유어(煎油魚), 전유화(煎油花), 일반에서 부침개, 지짐, 지짐이라고 하였다. 명태(明太) 얘기가 나왔으니 좀 보자. 대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북어(北魚)라고도 한다. 학명 Theragra chalcogramma (PALLAS). 대구에 비하여 세장(細長)하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약간 길며, 꼬리지느러미가 두 갈래인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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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숲풍경 landscape 2023. 10. 31. 10:25
순천만 갈대숲 / 복효근 순천만에 와서 소나무나 참나무숲처럼 갈대들이, 그 연약한 갈대들이 당당히 숲이라 불리는 까닭을 알겠다 그 줄기가 튼튼해서가 아니었다 나이테가 굵어서가 아니었다 바람이 몰려올 적마다 각기 안테나를 길게 뽑아들고 바로 곁에 서 있는 그대를 천리처럼 안타까이 부르는 아득한 몸짓 칼바람에 앞엣 놈이 넘어지면 뒤엣 놈이 받아서 함께 쓰러지며 같은 동작으로 다시 일어서는 탄력의 떼춤을 보았다 그러나 갈대가 한사코 꺾어지지 않기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갈대는 갈 때를 안다 엄동의 긴 밤을 청둥오리떼 날아들자 스스로 제 몸 꺾어 털스웨터처럼 갈꽃자리 깔아주는 것 보았다 그 멀고 긴 쓰러짐의 힘이 이듬해 다시 숲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리라 혼자서 겨울 먼 길을 갈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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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불루문 Super Blue Moon풍경 landscape 2023. 8. 31. 21:50
8월의 마지막 날 올해 중 가장 큰 보름달, ‘슈퍼 블루문(Super Blue Moon)’이 뜬다고 이번 기회를 놓치면 14년 뒤인 2037년에나 볼 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목원대로 갔다... 달이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 뜨는 보름달에 비해 14% 크고 30% 가량 더 밝단다, 이번 보름달을 ‘슈퍼 블루문(Super Blue Moon)’으로 부르는 이유는 한달에 2번 뜨는 큰 보름달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슈퍼문(Super Moon)과 블루문(Blue Moon)이 동시에 뜨는 희귀한 슈퍼 블루문 현상을 만났으니 오늘은 충분히 행복한거다. ㅍㅎ 레드문 / 권영유 개기월식이라는 뉴스에 옥상으로 가본다 붉은 달이 초콜릿 듬뿍 묻힌 초코파이 같다 한 입 베어 문 그때 평화동에 산 적 있다 절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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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무지개 double rainbow풍경 landscape 2023. 7. 26. 21:11
장마가 주고간 상처도 크고 많았지만 좀 미안했던지 물러나면서 선물을 놓고 갔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쌍무지개다, 24mm 렌즈 프레임에 다 들어오지 않을만큼 가까이에 무지개다리를 놓은 것이다. 무지개가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녔기에 홍예(虹霓)라고 부른다. 워즈워드의 시에서처럼 내 가슴은 한참을 뛰고 있었다. 서양말로는 아치(arch)형이다. 쌍무지개에서 밝고 고운 쪽을 수무지개, 엷고 흐린 쪽을 암무지개라고 부른다. 믈>물, 물+더위>무더위에서 처럼 믈+지게>믈지게>므지게>무지게>무지개 무지개'의 어원 / 홍윤표(洪允杓) / 연세대학교 무지개'를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내는 반원 모양의 일곱 빛깔의 줄'이라고 사전적 풀이를 하면, '무지개'가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운 연상이 사라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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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구상나무 Abies koreana 와 통일 느티나무 Zelkova serrata풍경 landscape 2023. 7. 10. 19:43
봉정사 일주문 지나면서 보이는 구상나무가 마침 솔방울을 달고 하늘을 가리켰다. 구상나무 Korean Fir, 제주백회(濟州白檜), 제주백단(濟州白檀), 학명 Abies koreana Wilson, 구과목 소나무과 전나무속의 교목, 키18m, 한라 지리 덕유 고산지대에 사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어린가지는 털이 있다가 사라지고 갈색으로 변한다. 열매는 원통형으로 녹갈색 혹은 자갈색으로 하늘을 향해 곧게 선다. 포편끝에 돌기는 갈고리 모양으로 생겼다. 잎뒤에 기공선이 있어 은녹색으로 보인다. 암수한그루로 6월에 수꽃은 1cm 길이의 타원형으로 5~10개의 황갈색 꽃이 피고, 암꽃은 수꽃보다 조금 더 길며 짙은 자줏빛을 띤다. 분비나무와 유사한데 분비나무의 솔방울이 끝이 다소 뾰족한 원통형이고 약간 노출된 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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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잡이풍경 landscape 2023. 6. 29. 20:36
다슬기 Semisulcospira libertina, 다슬기과의 연체동물. 기생충의 일종인 폐흡충의 중간숙주이므로 날것으로 먹지 않아야 좋다. 충남에서는 고동(or 올갱이-공주, 대전 등 동쪽지역), 경남에서는 고둥, 경북에서는 고디, 골배이, 골부리,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대수리, 강원도에서는 꼴팽이 등으로 불리는데 중부 지방, 그 중에서도 해산물을 접할 기회가 낮은 내륙(≒충청북도, 영서)에서는 '올뱅이(충주 등 동쪽지방)', 혹은 '올갱이(청주 등 서쪽지방)'라고 부르며 된장을 풀어 향토 음식인 올갱이국을 끓여먹는다. 다슬기를 도슬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흑석동에서. 올갱이는 경부지역에서는 골뱅이,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전라도에서는 달팽이 등으로 부르기도 하며, 종류도 다양하여 표면이 반질반질한 반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