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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석점이나 간직한 거돈사지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17. 7. 11. 22:38
“마음이 울적하거든 폐사지로 떠나라.” "남한강변 폐사지 답사는 거돈사부터 가야 제격"이라던 유홍준의 말이 생각난다.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 흥법사지에서 부론면 정산리 거돈사지로 오니 빗방울이 묻어난다.
가파른 돌계단을 몇 개 오르니 보물 제750호인 삼층석탑과 장맛비로 푸드득거리는 움쑥 자란 망초대며 강아지풀이 예쁜 잔디밭을 황량하게 한다.
신라 후기 고려 초기에 볼 수 있는 1탑1찰의 형식, 2단의 기단 위로 3층의 탑신을 갖춘 전형을 흥법사에서처럼 보여준다.
삼층석탑 뒤로는 금당터인데 주춧돌로 쓰였음직한 거대한 암석이 정연하게 뒹굴고 있다.
왼쪽 상단 멀리 보이는 탑은 원공곡사탑이다.
원공국사탑은 보물 제190호이다. 원공국사탑비와 함께 고려 현종때 세웠다. 목조건축의 지붕 모습을 본떴다.
원탑은 일제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치되어 있고 이 탑은 2007년작 모조품이다.
보물 제78호인 원공국사탑비다. 탑비에는 고려초 원공국사의 생애와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
고려 현종 때 학자인 최충이 짓고 김거웅이 해서체로 썼는데 이 시대 최고의 작품이다.
받침돌은 거북인데 괴수 모양이다. 거북등은 정육각형이고 그 안에 연화무늬를 새겼다. 머릿돌은 9마리의 용무늬가 새겨 있다.
백제문화원 회원들의 진지한 탐사 모습이 아름답다.
원주 거돈사지 ktk84378837.tistory.com/8238 원주 흥법사지 ktk84378837.tistory.com/8237
서산 보원사지 ktk84378837.tistory.com/1749 익산 미륵사지 http://ktk84378837.tistory.com/945폐사지(廢寺址)에서 - 엄원용
폐사지에 가면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다.
외로운 주춧돌 하나에 눈을 던지고
천년 거슬러 오라가면
붉은 두리기둥, 낡은 단청 위로
날렵한 처마 끝이 하늘을 가린다
폐사지에 가면 보이는 것도 볼 수 있다
어쩌다 모질게 살아 남아
이리저리 차이는 돌덩이 하나
흙 속에 딩구는 석등(石燈) 한 조각
면마다 귀마다 아로새긴 때 묻은 님의 손길이
아직도 천년 세월이 새롭다.
폐사지에 가면 또 누구도 만날 수 있다.
새벽 범종 소리 영혼을 흔들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부산하게 어둠을 가르던 사람들,
애증의 굴레에서 몸부림치던 그리운 님들,
없어도 가장 넉넉하고
높아도 가장 겸손함에 고개를 숙인 사람들,
비어 있는 마음들을 들여다보면
나도 어느새 석상이고 싶어진다.
폐사지에 가면 바람도 맞을 수 있다.
덧없이 흐르는 물결 위에
역사란 얼마나 무상하냐
한 때의 영화도 자랑도
천년 느티나무 가지에 스치는 바람
아득한 자취 몇 개 남아있는 허허한
그 빈터에서 지금 나는
비운의 철학도 배우고 있다.
시집명 : 이름 불러주기,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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