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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시(유럽)칠엽수 Aesculus hippocastanum
    초목류 wild flower/칠엽수과 Hippocastanaceae 2013. 10. 11. 13:50

     

     

     

    왕밤나무. 유럽칠엽수, 서양칠엽수, 열매껍질에 가시가 있어 가시칠엽수라고 한다. 학명 Aesculus hippocastanum. 지중해 원산. 나도밤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 열매 껍질 속에는 약한 독성이 있는 왕밤이 들어 있다. 한국에는 1913년 당시 네덜란드 공사가 기증해 덕수궁에 식재된 서양칠엽수가 지금까지 자라고 있다.

    흘러간 노래 가운데 아직도 가슴을 사무치게 하는 박건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이 있다.

    1970년대를 풍미하던 이 노래는 대학시절의 낭만과 서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가슴이 뭉클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애와 고통을달래는데 이만한 노래가 어디 있는가.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속에 봄비가 흘러 내리고

    임자잃은 술잔에 내리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들었나 아아아아아

    루 루루루루루루루 루 루 루 루 루 루 루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있겠지

     

    동숭동 대학로에 마로니에 심어진 것은 1929년이라고 하는데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백성으로 일본칠엽수를 심은 것은 최대의 실수였다.

    유럽칠엽수를 심었어야 했는데 일본칠엽수를 마로니에라 부르던 관행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을까.

    일제 식민치하의 어두운 분위기가 감상적 낭만주의를 불러들일 터인데 얄궂게도 일본칠엽수라니...

    자유와 인권의 상징인 프랑스산의 마로니에를 심었어야 했는데 ...

    박인환은 <목마와 숙녀> 에서 버지니아 울프를 노래하던 시절 아니던가.

    모든 것을 잃은 시대, 모든 것이 떠난 시대, 그것은 어쩌면 목 놓아 울 수밖에 없던 운명이기도 했을 것이다.

    마로니에는 나도밤나무과의 낙엽교목인데 하늘을 찌를듯이 서 있는 모습은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는 쟌다크의 동상같다.

    유럽에서는 종자를 치질 ·자궁출혈 등의 치료약으로 사용해 왔다고...

    개체로서 유명한 마로니에 나무로는 안네 프랑크가 일기에서 자주 언급했던 나무인 ‘안네 프랑크 나무’가 있다. 2010년 폭풍에 쓰러졌다.

    둔산동.


     

     

    공원 마로니에 / 정민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벤치에 앉아

    무너져 내리는 서울의 한 모퉁이를 보고 있다

    시인 유승우와 신규호를 만나

    서울 소식을 들으면서 커피를 나눈다.

    밑도 끝도 없는 팝송 공연과 전시회와

    청중도 없는 문학 강연을 듣다가

    청소년 백일장이 끝난 물결에 휩싸여

    우리도 시와 우정을 이야기한다.

    먼 세월을 돌아 온 서울 한복판에서

    샤르트르와 꺄뮈를 이야기하던

    명동 돌채나 디쉐네 감상실은

    세월 속에 묻혀 갔지만,

    오늘 동숭동 마로니에 벤치에 앉아

    거리의 예술과 거리의 음악과 공연 문화와

    스포츠와 읽히지도 않는 시를 말하면서

    우울한 날의 오전에 파르르 떨리는 잎새를 본다.

    분수가 쏟아지는 여름날의 열기에도

    사랑과 대화는 식어 가다가 죽고

    문화의 거리 마로니에 하늘을 날고 있는 구름,

    외로운 비둘기 한 마리가 어디론지

    먼 날의 기억처럼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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