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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 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
    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24. 12. 6. 22:12

    백운동(白雲洞) 원림. 조선중기 처사 이담로(李聃老, 1627~1701)가 학문을 익혀 남을 이롭게 살고자 하던 주자의 백록동 서원을 의식하고 계곡 옆 바위에 '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영(造營)한 정원으로, 자연과 인공이 적절히 배합된 배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을 이루며 우리 전통 원림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별서이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로 약사암과 백운암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온다. 

    2019년 명승 제115호로 지정. 후대에 이 평천(平泉)을 파는 자는 내 자손이 아니며, 나무 한 그루와 돌 하나라도 남에게 주는 자는 훌륭한 자제가 아니다. 백운동은(白雲洞隱) 이담로(1627∼1701)는 손자 이언길(1684∼1767)에게 당나라 이덕유(李德裕)가 남긴 평천장(平泉莊) 이야기를 유언으로 전하였다.

    다산 정약용이 1812년 가을 백운동원림에 놀러와서 하루를 묵었다. 돌아간 뒤에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잊을 수 없어 제자 초의(草衣)에게 백운동도(白雲洞圖)를 그리게 하고 13수의 시를 지어 붙였는데 이것이 백운첩(白雲帖)이다. 백운동원림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황폐했다가 최근 백운첩에 근거하여 복원되었다. 다산이 이곳의 경관을 사랑하여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백운동원림은 영원히 사라질 뻔했다. 담양의 소쇄원(瀟灑園)과 보길도의 부용동 정원(芙蓉洞庭園)과 더불어 호남의 3대 정원이라 불린다

     

    백운동원림 솟을대문과 백운유거(白雲幽居) 현판, 흰구름이 그윽하게 머무는 곳...이곳은 본래 원주이씨 이후백(李後白 1520~1578) 집안의 사패지(賜牌地)였다고 하며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이담로가 백마 1필을 주고 사서 들어왔다고 전한다. 그의 호 백운동은(白雲洞隱)에서 그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다.

    서시 序詩 寄題白雲洞李氏幽居

    白雲處士幽貞(백운처사서유정) 백운처사 숨어 사는 유정의 괘 얻으니 

    獻策君門不稱情(헌군문불칭정) 임금께 헌책(獻策)함은 옳지 않다네.

    松篁收地利(십무송수지리) 십무(十畝)의 솔과 대로 땅의 이익 거두고,

    半山樓閣枕溪聲(반산누각침계성) 반산(半山)의 누각에서 물소리를 베개 삼지.

    風流不減元鎭(풍류불멸예원진) 풍류는 예원진(倪元鎭)만 못하지 않고,

    名勝皆聞願仲瑛(명승개문원중영) 명승은 고중영(顧仲瑛)에게 소문날 정도였네

    爲有遺書在裏(위유유서재협리) 상자 속에 남긴 글 그대로 있어,

    他年金石未盟(타년금석미투맹) 세월이 흘러도 금쪽같은 맹세를 바꾸지않네.

    * :점대 서, :이랑 무, :대숲 황,  :어린이 예, 끝 예,  :상자 협, :달라질 투

     

    백운동 1옥판봉(玉版峯)은 월출산 천불봉의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마치 임금 앞에 입조할 때 신하가 손에 드는 옥홀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인 이름이다. 백운동 제1경으로 꼽히는 옥판상기(옥판봉 상쾌한 기운)는 11경인 정선대에 보이는 장엄한 경관이다.

    我昔游靈山(아석유영산) 내 예전 영산에 놀러와서는

    振衣凌絶頂(진의능절정) 옷깃 떨쳐 절정까지 오르려 했지

    力盡不能下(역진불능하) 힘 빠져 능히 내려오지 못하고

    日落衣裳冷(일락의상냉) 해 지자 입은 옷이 너무 추웠네

    裹身鹿皮(이신녹피천) 사슴 가죽 깔개로 몸을 감사고

    九流度阬阱(구류도갱정) 여러 시내 웅덩이를 건너왔었지

    及歸抱深恨(급귀포심한) 돌아와선 깊은 유감 품고 지내며

    然聸九井(창연담구정) 구슬피 구정봉만 올려다봤네

    苒歷七載(임역칠재) 그럭저럭 하다보니 7년이 지나

    鬚髮如魚(수발여어경) 수염 터럭 어는새 고기 사실세

    强欲酬願(강욕수숙원) 굳이 묵은 소원을 풀고자 하여

    涉仙境(이자섭선경) 이에 다시 선경에 거닐었다네

    森羅衆峯色(삼라중봉색) 빙 둘러선 뭇 봉우리 고운 빛깔이

    見我如引領(견아여인령) 목을 길게 빼고서 나를 보는듯

    羣眞(군진요진구) 뭇 신선 티끌 깨끗히 씻고

    端然秉圭(단연병규정) 단정하게 옥홀을 들고 섰는듯.

    秀氣(수기담청표) 빼어난 기운 푸른 옥색 맑기도 하고

    薄雲含淸影(박운함청영) 엷은 구름 맑은 그림자 머금었구나

    仰望有悅(앙망유유열) 우러러 바라보니 기쁜맘 들어

    不勞酸行(불노산행경) 수고로이 다리 시게 걷지 않았네

    始知登歷日(시지등역일) 이제야 알겠네 예전 오를 때

    豪氣徒(추호기도령) 거칠게 기운만 부려댄 줄을

    山人不上山(산인부상산) 산인은 산 위로 오르지 않고

    坐心常靜(연좌심상정) 가만 앉아 마음이 고요하다네.

    * :쌀 과, :언치 천, 깔개 천. :구덩이 갱, :함정 정. :원망할 창. 荏:들깨 임,  苒:풀우거질 염, 

    :실을 재. :생선뼈 경. :이를 숙. :이에 자. :씻을 요=삼수 변+꿩 적, :때 구. 옥홀 정.

     ::담박할 담. =(실 사)+(표 표). :즐거울 유. :정강이 경. :거칠 추, :굳셀 령. :편안할 연.

    백운동 제2경 산다경(山茶徑) : 백운동원림으로 가는 좁은 길에 드리워진 동백나무 그늘이다. 동백나무는 산다경이라고도 일컫는다.

    來岸油茶樹(래안유다수) 좁은 언덕을 끼고 심어놓은 동백나무

    今成滿路陰(금성만로음) 이제는 길을 온통 그늘로 만드네.

    頭頭結蓓蕾(두두결배뢰) 가지가지 마다 꽃봉우리 맺혀 있으니

    留作歲寒心(유작세한심) 한겨울의 차가운 마음을 남겨둔 것이네.

     

    백운동 3경 백매오(百梅塢)는 백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는 언덕

    屋層嵒翠(잡옥층암취) 집 둘레에 층층 바위 아주 푸른데

    栽花百本紅(재화백본홍) 백 그루 홍매화 나무 가꾸네

    往來山色裡(왕래산색리) 산 빛 어린 속에서 오가노라면

    都在暗香中(도재암향중) 온통 모두 암향 속에 있는 것 같아.

    * :두를 잡, :바위 암

     

    백운동 제4경 홍옥폭(紅玉瀑), 단풍나무 빛이 비친 폭포의 홍옥같은 물방울. 풍리홍폭(楓裏紅瀑)으로 단풍나무의 붉은 빛이 어린 옥구슬 폭포인데 폭포의 물에 바위 위의 단풍나무 붉은빛이 얼비치면 물색이 마치 홍옥과 같다 해서 이처럼 멋진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快瀉千峯雨(쾌사천봉우) 천봉에 비가 쏟아지더니

    分飛百道泉(분비백도천) 냇물이 백 개의 길로 나뉘어 날리네.

    都從楓樹裏(도종풍수이) 모두 단풍나무 속을 따라

    衝過竹亭前(충과죽정전) 죽정 앞을 부딪치며 지나가는구나.

     

    백운동 제5경 유상곡수(流觴曲水, 잔(觴)을 띄워 보낼 수 있는 아홉 굽이의 작은 물길)와 수소실(守素室), 유상이란 경주 포석정처럼 물길 위로 술잔을 흘려 띄워 즐긴다는 말로서, 집 밖의 계곡의 물을 마당 안으로 끌어 들인뒤 배수로를 따라 마당 가운데 연지를 채운 다음 다시 밖으로 나가도록 되어 있다. 이담로는 '백운동명설'에서 "시냇물을 끌어와 아홉 구비를 만드니 섬돌을 타고 물소리가 울린다" 고 하였다.

    六曲墻水(육곡아장수) 담장 뚫고 여섯 굽이 흐르는 물이 

    回頭復出墻(회두복출장) 고개 돌려 담장 밖을 다시 나간다 

    偶來三兩客(우래삼양객) 어쩌다 온 두세 분 손님이 있어 

    閒坐共流(한좌공유상) 편히 앉아 술잔을 함께 띄우네 

    *아=宀(집 면)+牙(어금니 아). 觴:술잔 상

     

    백운동 제6경 창하벽(蒼霞壁), 붉은색(霞)의 글자가 있는 푸른빛 절벽

    定是風斤斲(정시풍근착) 틀림없이 바람이 도끼로 깎아.

    從他雨蘚渝(종타우선투) 그 틈으로 비 이끼가 스며든 게지.

    惜無岣嶁刻(석무구루각) 바위에 새긴 글씨 없음 아쉬워.

    大字染猩朱(대자염성주) 붉은 빛깔 큰 글자를 써두었다네.

    :깎을 착. :이끼 선, :달라질 투. : 산꼭대기 구, :봉우리 루. :붉은빛 성, 성성이 성

     

    백운동 제7경 정유강(貞蕤岡). 용의 비늘처럼 생긴 소나무가 있는 언덕.

    千尺紅鱗樹(천척홍린수) 천 길 되는 붉은 비늘 나무가 있어.

    山空靜影長(산공정영장) 빈산에 고요히 그림자 길다.

    自生三(자생삼뢰운) 저절로 삼뢰(三籟)의 소리가 나서. 

    時作半樓凉(시작반루량) 이따금 정자 절반 시원케 한다

    * 籟:세구멍퉁소 뢰

     

    백운동 제8경은 모란체(牡丹砌), 모란이 심어져 있는 돌계단(砌)의 화단.  화계모란(花階牡丹) 기울어 가는 가을이라 볼수는 없지만 꽃 계단에 심은 모란을 말한다.

    山人深色譜(산인심색보) 산 사람 색보에 조예가 깊어

    不肯讓時豪(불긍양시호) 호걸에게 양보하길 즐기질 않지

    貫分株法(사관분주법) 그루를 나누는 법 하마 익숙해

    無採藥勞(잉무채약로) 작약 캐는 수고로움 아예 없겠네

    *:여섯째지지 사. :인할 잉

    백운동 제9경 취미선방(翠微禪房, 산허리에 있는 선방), 사랑채 역할을 한 이 집은 제9경인 십홀선방(十笏禪房)이다. 홀 10개를 잇댄 정도로 작고 소박한 방이란 뜻이다. 초가지붕을 얹은 세 칸 규모 집으로, 다산이 하룻밤 머물렀던 곳으로 여겨진다. 

    一痕墻色(일흔장체색) 담장과 섬돌 빛깔 한 줄 흔적이

    點破碧山光(점파벽산광) 푸르른 삼 빛을 점찍어 깬다.

    尙有三株樹(상유삼주수) 여태도 세 그루 나무 있으니

    樓十笏房(증루십홀방) 예전부터 좁은 집에 살던 것일세

    * :섬돌 체. :일찌기 증

     

    백운동 제10경 풍단(楓壇). 단풍나무(楓)가 심어진 단. 단풍철에 잎이 물들면 온통 붉은 비단 커튼을 둘러친 것 같다 해서 풍단의 홍라보장(紅羅步障)을 즐길 수 있다.

    金谷繁華昔年栽(금곡번화석년재) 금곡의 번화한 숲 그 옛날에 심은것

    紅羅步障兩邊開(ᅘᅩᆼ라보장양변개) 붉은 비단 가림막이 양편으로 열려 있네.

    臨溪竹閣何年破(임계죽각하년파) 냇가 임한 죽각은 어느해에 부서졌나

    猶有西山爽氣來(유유서산상기래) 그래서 서산에선 맑은 기운 밀려온다

     

    백운동 제11경 정선대(停仙臺). 신선이 머물렀다는 옥판봉이 보이는 정자이며, 이곳에서 1경인 옥판봉의 장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院碧林晩(원벽황림만) 집에 푸른 대숲이 뉘엿도 한데

    牆紅薜茘(장홍벽려추) 담장에 담쟁이 붉은 가을이로다.

    試從圭(시종규두외) 시험삼아 샛문의 밖을 따라서

    徐步石(서보석난두) 바위 난간 머리까지 쉬엄 걸었지.

    雨洗娟峯出(우세연봉출) 비에 씻겨 고운 뫼 모습 나오고

    年深灌木幽(연심관목유) 해묵은 관목들도 그윽하여라

    經營見若志(경영견약지) 경영함을 기록 남겨 보인다 하면

    將就抱閒愁(장취포한수) 장취원이 한가로운 근심 품을 듯

    * :대숲 황, :승검초 벽, :여지 여, :구멍 두, :난간 난

     

    백운동 제12경 운당원(篔簹園). 늠름하게 하늘로 솟은 왕대나무(篔簹) 숲을 가리킨다.

    君不見白雲洞裏篔簹(군불견백운동이운당) 그대 백운동의 운당원을 못 보았나

    琅玕矗矗穿雲根(낭간촉촉천운근) 깍은 옥이 빽빽하게 구름 뿌릴 뚫었다네.

    直上靑霄八十尺(직상청소팔십척) 하늘 위로 80척을 곧바로 솟아올라

    俯視玉井峯頭石(부시옥정봉두석) 옥정봉 머릿돌을 굽어보아 살피고

    玉骨磨瑩照人面(옥골마영조인면) 옥골이 반들반들 사람 얼굴 비추니

    四方觀者驚初見(사방관자경초견) 사방의 구경꾼들 처음 보곤 놀란다네.

    耽津小吏嗟不忠(취진소리차불충) 탐진의 구실아치 불충을 탄식노니

    此物不令貢額充(차물불영공액충) 이 대나무 공물로 충당하지 아니하네

    取村家自枯竹(왕취촌가자고죽) 애꿏게,시골집의 비쩍 마른 대를 취해

    驛馬飛塵入王宮(역마비진입왕궁) 역마가 먼지 날리며 왕궁으로 드는구나

    *:왕대 운, :왕대 당, 琅玕:옥이름 낭, 옥돌 간, :우거질 촉, 穿:뚫을 천, :굽을 왕

    초의선사가 그린 백운동도 - 강진문화관광

     

    자이당 창문 왼쪽에 연천명리도(連天命理圖)와 이담로의 호인 백운동은(白雲洞隱) 판각이 걸려 있다. 다산 정약용의 '사의재기' 마지막에 '1803년(순조 3) 겨울 12월 신축일 초열흘인 동짓날[南至日]이니, 1804년(순조 4)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날 주역(周易) 건괘(乾卦)를 읽었다'는 기록과 연결해 볼 수 있을까?

    백운동원림의 안채인 자이당(自怡堂). 자이당은 이담로의 아들 이시헌(李時憲)의 호. 세도정치에 밀려 정약용과 성근묵을 스승으로 하여 성리학적 소양을 쌓고 향촌사회에서 활동하며, 종족, 지방관, 향촌유생들과 교유하였다.  ‘백운동별서’에 은거하면서 그와 관련된 자료의 수집 정리를 통해 ‘백운동별서의 중흥조’가 되었고, 강진 지역의 양반재지사족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자이당, 수소실, 기제백운동 3개의 현판은 2021년 향토무형문화유산 제44호 각자장 춘강 이지호 제작. 자이당 서체는 추사체. 자이당 이시헌은 선대의 문집과 행록, 전해져 오는 필묵을 묶어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 만듦으로써 백운동의 역사와 백운동을 노래한 연작시를 남겼다. 그는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의 제자이다. 

    사당

    철 모르는 철쭉꽃

    자이당 마당끝 돌기둥에는 白雲山庄 岄主(백운산장 월주), 複人複地 笛齋(복인복지 적재) 가 새겨져 있으니, 사람이 복을 받고 땅이 복을 받는 백운산방이란 뜻이다.

    자이당 이시헌의 묘와 정선대(停仙臺)

    정선대에서 보는 늦가을의 백운동원림

    승지공 이담로(李聃老, 1627∼1701) 부부의 묘, 본관은 원주, 호는 백운동은(白雲洞隱), 월출산을 배산으로 하고 좌청룡 우백호를 이루며 우뚝 솟은 창하벽이 안산 역할을 하고 있는 명당이자 길지인 이곳에 처사는 공명을 버리고 임천에서 유유자적ㅎ한 삶을 즐기고 은거의 삶을 실천하고자 백운동원림을 조성하였다.

    강진다원에서 바라보는 월출산 천불봉(옥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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