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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월의 마지막 날
    풍경 landscape 2020. 11. 1. 10:37

    몇 분 늦은 기상시간 만큼 일출 촬영타임도 늦었다. 그럼에도 고층에 살다 보니 이런 호사를 다 누린다.

     

    지난 여름에 의사폐업을 한 동서 내외와 대청호를 걷다가 들깨 터는 농부를 만났다.

     

    올해 시월의 마지막날은 우연히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SNS를 통해 아침부터 날아들었다. 마침 핼러윈데이다. 코로나19가 횡행하는 와중에 핼러윈(Halloween)은 왜 또 한반도의 이태원을 들썩일까.

    다음백과를 참조하면 할로윈은 고대 브리튼과 아일랜드에 거주했던 켈트족의 문화에서 유래했다. 켈트족은 한 해에 네 번 축제를 열었는데 매년 10월 31일에 열리는 ‘삼하인(Samhain) 축제’ 가 그 중 하나다. Samhain은 겨울이란 뜻이다. 켈트족 달력에서 11월 1일은 한 해의 시작이자 겨울이 시작되는 첫 날이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저승의 문이 열려 죽은 자의 영혼과 악마들이 이승을 올라온다고 믿었다. 그래서 귀신들을 겁주어 쫓아 보내기 위해서 해골이나 순무를 사람 머리처럼 조각해서 그 안에 갈대 불을 밝혔다. 죽은 이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악령과 악마들이 사람들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자신을 꾸몄다. 악령들을 놀라게 할 목적으로 언덕 꼭대기에 거대한 모닥불을 피우기도 했다. 집 앞에는 죽은 이들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집 앞에 음식을 놓아두었다. 한편, 이날은 악마의 도움을 간청할 수 있는 날로 여겨져 결혼이나 행운, 건강, 죽음에 관한 점을 치기도 했다.

    캘트족은 로마를 함락시켰으나 국가로 발전하지 못하고 로마와 게르만에게 흡수당하몄다. 아서왕과 위스키로 유명한 캘트족의 할로윈 문화가 정착한 것은 20세기 초반부터다. 이전까지는 미국으로 이주한 켈트족의 후손인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출신 이민자들이 벌이는 작은 행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부터 아일랜드 출신의 이민자가 급증하자 전통 축제인 할로윈도 미국 내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1930년대 이후부터는 아이들이 분장하고 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과 과자를 얻는 풍습도 자리잡았다. 할로윈의 상징색은 주황색과 검은색이며, 주황색의 상징물로는 호박의 속을 파서 악마의 얼굴 모습을 새기고 그 안에 불이 켜진 초를 고정시킨 ‘잭오랜턴(호박등)’이 있다. 잭오랜턴은 아일랜드 민담에 등장하는 구두쇠 잭(Jack)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민담에서 잭은 악행을 일삼아 천국에도 지옥에도 가지 못하고 호박에 불을 담아 이승을 떠돈다. 과거 스코틀랜드에서는 순무를 사용했으나, 미국에서는 토산물인 호박으로 대치되었다. 남들 문화는 우리가 즐기고, 우리 것은 남들이 즐기니 세상은 결국 하나인가. 

     

    잊혀진 계절 (이용).mp3
    5.2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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