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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A Rainbow풍경 landscape 2020. 8. 10. 18:26
시골집 정겨운 토담이 장맛비로 무너져내려 고샅길을 막아 차량통행이 어렵다는 이장의 전화를 받고 달려갔다. 다음 주까지 많은 비가 예보되었기에 물먹은 밑둥이 넘어지면 두 번 일이지 싶어 넘어지지 않은 부분까지 중장비를 불러 헐어내었다. 일하라고 비도 잠깐 멈추어주었다. 축담공사는 장마가 지나간 연후의 일이다. 하늘이 무심하여 마을의 농작물들도 많은 수해를 입었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그나마 피해가 약하니 다행스럽다고 해야하나. 잠깐 그친 장마 틈새로 빨주노초파남보 트릿한 무지개가 늦은 아침을 열었다. 아파트 고층에서 살다보니 돈주고 못살 이런 혜택이 다 있다. 구름모자 쓴 산할아버지 계룡산쪽 서녘에서 수해보듬을 의인이라도 나타날 것인가. 워즈워드처럼 가슴이 뛰지는 않았어도 기대감은 한껏 충만했다. 독일에서는 무지개를 보면 40년간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속담이 있다.
A Rainbow / William Wordsworth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나 늙어서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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