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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탱화 국보 사찰 진주 청곡사(靑谷寺)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17. 10. 5. 21:35
해인사의 말사인 진주 월아산 청곡사(靑谷寺)의 일주문.
둘째 왕자가 난을 일으키면서 직장까지 때려치며 여친이 있는 진주로 내려간대서 잠시 묵을 고시원이라도 얻어주고 바람 쐬러 나선 길이다.
생소하기 이를데 없으나 손바닥만한 절임에도 국보 한 점 보물 두 점 간직한 유서깊은 절이라 하여 찾았으니.
추석맞이 벌초는 불가에서도 길가의 풀쯤은 잡초로 여기는지 쥐어뜯은 까까머리를 했는데 그 와중에 멀쩡해뵈는 나비나물이 저를 알아본다고 먼저 반긴다.
가까이서 아는 척을 하면 좋으련만 어치라고 알려진 때까치는 더 이상 깊숙히 날지는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꾸만 자꾸만 카메라를 꼬득인다.
이울어가는 부드러운 햇살에 무명선사들의 부도탑과 일주문이 그림자를 늘리고 있다. 이우는 해는 부드럽지만 왜 그리 짭다.
중문인 환학루 처마끝에 풍경처럼 매달린 목조본존불이 대웅전 누각 아래서 과객을 굽어보는 모습은 참 무심하다.
가까이 가서 본 대웅전과 목조석가여래삼존불. 보물 제1688호. 해인사(海印寺)의 말사이다.
남강변에서 청학(靑鶴)이 이곳에 날아와 앉으니 서기(瑞氣)가 충만한 곳이라 하여 신라 헌강왕5년(879)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했다.
무량수전에서 본 배흘림기둥이 시원함을 더해주는건 여기서도 마찬가지고 주춧돌은 깍지 않은 자연석을 그대로 사용했다.
범종루.
이곳을 찾은 거다. 진주지방에 딱 하나 있다는 국보를 보러 영산회상전(성보박물관)을 찾았는데 공사중이라 개방을 못한다는 안내문이 떡!
국내 7대 괘불 중 유일한 국보 제302호에다 크기(10x6.37m) 또한 최대를 자랑하는 청곡사 영산회괘불탱이다. 문화재청.
더불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들어가보지 못한 환학루(업경전) 내부에는 보물 제1232호인 청곡사목조제천석·대범천의상(靑谷寺木造帝釋天·大梵天倚像)와 보물 제1689호인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이 있다.
적묵당.
이건 또 뭐야, 할매산신각이라는데 유일하게 할배산신과 함께 있다는... 할매 하나 덧붙었다고 요상한 생각이 들어 둘러보지를 포기하고 뒤돌아서는데
청학이 날아들었다는 전설과 맥이 닿는 이름의 환학루 유리창에 비친 대웅전이 요술을 부린다.
그림자 더 기름하게 드리워진 환학루 들보에 철은 지났지만 퇴색되지 않은 연등이 감처럼 익어간다.
주차장 공중화장실을 찾는데 비석이 보인다. 임진왜란시 충장공 김덕령장군의 월아산 전적비다.
광주 인근에 살던 장군이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명의가 산다는 진양 자매실까지 삼백리를 야밤에 달려와 간청 간청하기에
그의 효심에 감동하여 어머니의 병을 고쳐주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명의가 가사는 진주를 끝까지 지켜주었다고 전한다.
어머니를 살린 명의가 김남(金楠), 혹은 허준의 스승모델로 잘못 알려진 유이태(劉以(爾)泰)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김덕령은 고경명의 막하에서 전주에서 싸웠고, 곽재우와 함께 권율장군
휘하에서 영남 서부지역 방어를 담당하던 의병장이자 당대의 성리학자다.
후에 반란군인 이몽학과 내통했다는 무고로 체포되어 고문을 받다가 옥사(獄死)한 억울과 분함의 역사적 인물이다. 옥중시 춘산곡(春山曲)이 전한다.
春山曲 丙申獄中作 / 김덕령
춘산에 불이나니 못다핀꽃 다 붙는다
저 뫼 저 저불은 끌물이나 있거니와
이몸에 내(川) 없는 불이 나니 끌 물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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