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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블라인드를 제치니 창문으로 쏟아지는 아침햇살 보드라운그 틈새로 반짝이는새벽 이슬갑작스레 나는 풀잎이 사랑스럽다.음악으로는 양희은의 아침이슬은 순결하고 깨끗하다.최성수의 풀잎사랑은 싱그럽고 부드럽다. 강은교나 김수영의 풀에는 생명력이 넘쳐나고김지하의 풀에는 이념의 아픔이 있고김영랑의 풀에는 정기가 흐른다.조지훈의 풀잎에는 외경심이 묻어난다.도종환의 풀잎은 아리고 영롱한데정호승은 영롱하고 쓰리다.아픈 것은 아름답다.아픔을 노래하는 사람은 예술가다.대전지법 김인숙 판사를 울린 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2198988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 도종환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 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버하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 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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