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는 7시에 떠나네-심상 image 2011. 12. 26. 14:00
제14회 대사연 전시회 출품작.그리스 민요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성악가 아그네스 발차가 불렀답니다. 유명해진 것은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에 의해서고요.이걸 모티브로 해서 신경숙이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쓴거구요. 조수미가 불러서 우리에게 더 친근해진 서정시가 되었어요.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으리
내 기억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의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남긴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의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To traino feygei stis ochto
Taxidi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Na mi thymasai stis ochto
Na mi thymasai stis ochto
To traino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Se vrika pali xafnika
Na pineis oyzo stoy Leyter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Na cheis dika soy mystika
Na cheis dika soy mystika눈은 밤새 내리는 거지?뜻하지 않은 설렘을 움켜잡고7시에 떠나는 제천행 열차를 향해 헛바퀴 도는 택시 발바닥에 힘을 모으며 트림을 했다.어제까지만 해도 칙칙하던 세상이하룻밤 사이에 설국천하를 펼쳐보이다니...조물주의 변덕은 심히 예술이로세.추위와 바람과 눈보라가 스쳐지나가는 풍경이유리창 너머 언뜻언뜻 스쳐가네다가오는 미래를 순식간에 과거로 빚어내는 솜씨야말로사람을 참 황당하게 만드네.그나마 무궁화기 망정이지 부르기도 어려운KTX면 어쩔뻔 했나?떠오르는 태양도 빛이 꺾이는 달달한 추위.식당칸은입석꾼들이 차지하고 있었다.7시에 떠난 기차는 음성을 지나서 쯤이었던가쩡! 하고 하늘 깨지는 소리를 낸건.
제천행 새벽열차에서.
첫눈 / 정호승
첫눈이 내렸다
퇴근길에 도시락 가방을 들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렸다
눈송이들은 저마다 기차가 되어 남쪽으로 떠나가고
나는 아무데도 떠날 데가 없어 나의 기차에서 내려 길을 걸었다
눈은 계속 내렸다
커피 전문점에 들러 커피를 들고 담배를 피웠으나 배가 고팠다
삶 전문점에 들러 生生라면을 사먹고 전화를 걸었으나 배가 고팠다
삶의 형식에는 기어이 참여하지 않아야 옳았던 것일까
나는 아직 그 누구의 발 한번 씻어주지 못하고
세상을 기댈 어깨 한번 되어주지 못하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려워
삶 전문점 창가에 앉아 눈 내리는 거리를 바라본다
청포 장사하던 어머니가 치맛단을 끌고 황급히 지나간다
누가 죽은 춘란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선다
멀리 첫눈을 뒤집어쓰고 바다에 빠지는 나의 기차가 보인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
미움이 끝난 뒤에도 다시 나를 미워한 것은 잘못이었다
눈은 그쳤다가 눈물버섯처럼 또 내리고
나는 또다시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린다
'심상 im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의 정령? (0) 2012.08.12 의자 구두 시계 그리고 ... (0) 2012.01.25 풀잎 사랑 - (0) 2011.06.29 돌의 노래 song of rock - (0) 2011.02.14 창(窓) paper window - (0) 2011.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