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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Maple sprout초목류 wild flower/단풍나무과 Aceraceae 2015. 4. 5. 22:28
단풍나무 가지 위에 단풍나무 씨앗이 싹을 틔웠다.
가만 보니 가지에 개미집이 있고 물을 뿜으니 여러 마리가 당황하여 난리다.
겨울 먹이로 저장해 두었던 모양인데 따스한 햇빛과 요 며칠 사이에 내린 비를 맞고나서 싹이 튼 것이다.
아직 어미가 싱싱하고 개미가 물어온 흙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물이 부족하여 더 이상 성장하기엔 어려울 것이다.
새싹 / 공광규
겨울을 견딘 씨앗이
한 줌 햇볕을 빌려서 눈을 떴다
아주 작고 시시한 시작
병아리가 밟고 지나도 뭉개질 것 같은
입김에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도대체 훗날을 기다려
꽃이나 열매를 볼 것 같지 않은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떤 꽃이 필지 짐작도 가지 않는
아주 약하고 부드러운 시작.
시집 ‘소주병’(실천문학사) 중에서
봄은 날마다 기적을 목격하는 계절이다.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들도 겨우내 꽝꽝 언 냉장고 속에서 꺼낸 것들이지 않은가.
‘입김에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여린 새순들이 딱딱한 나무껍질을 거침없이 뚫고 두 팔을 뾰족이 내민다.
돌멩이를 들추고 올라오는 새싹은 어떤가?
단단한 아스팔트를 거북등처럼 균열시키며 올라오는 쑥대궁들은 어떤가?
화초를 심으려고 베란다에 묵혀 두었던 빈 화분을 보니,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쑥과 망초와 까마중과 고들빼기가 냉큼 자라서 흙이 보이지 않는다.
엊그제는 고들빼기가 노란 꽃봉오리를 한 개 피워 올렸다.
오래도록 쪼그리고 앉아 그 꽃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리나니 ‘봄날은 날마다 기적을 목격하는 계절이다’. - 반칠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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