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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혹거위벌레 Phymatopoderus flavimanus동물 Animal/딱정벌레 beetle 2018. 6. 1. 17:16
느릅나무혹거위벌레(꼬마혹거위벌레) Phymatopoderus flavimanus. 촉각과 다리는 황갈색, 뒷다리의 퇴절은 남색. 몸 광택이 강한 청남색. 산림해충, 모시풀류에 서식. 보문산.
검정날개거위벌레 http://ktk84378837.tistory.com/1243 http://ktk84378837.tistory.com/49 느릅나무혹거위벌레(꼬마혹거위벌레) http://ktk84378837.tistory.com/8514
도토리거위벌레의 시간 / 최옥자
마른 도토리가 두런거린다. 갈참나무 그늘 아래 펼쳐 놓은 초록빛 보자기 위로 대구루루 구르던 도토리 몇 알. 풋풋했던 여름날의 얘기가 저장된 껍질을 깨고 그대의 시간이 부화를 시작하는 중이다. 날선 칼로 싹둑 자른 듯 나뒹구는 갈참나무 가지의 상처 만져 보았는가. 도토리 속에 알을 낳고 어느날 문득 생가지를 잘라 땅에 떨어뜨린다는 도토리거위벌레. 영문도 모르는 애벌레들은 지상의 제 집 한 채를 야금야금 파먹다가 겨울이 오면 새 집을 찾아 땅속으로 떠난다지. 그날 왜 도토리를 가져 왔을까. 유리그릇에 담겨 내 방 앉은뱅이책상 위에서 겨울을 보낸 도토리. 가끔 흔들어 보았지만 유충은 보이지 않고 희미한 숨소리. 난 그대의 목소리가 도토리 속에서 잠자고 있다고 믿었다. 갈참나무 가지를 잘라내던 도토리거위벌레의 시간처럼. 그대가 얘기하던 57분 동안 지구의 자전 속도가 변하고 있었을까. 갈참나무에 등 기댄 그대 주위를 하루가 공전하고 있었다. 그날의 그대 목소리가 도토리 밖으로 나오고 있다. 그대가 얘기하는 동안 무심히 흘러갔던 57분 동안의 말들은 성충이 되는 과정을 거쳐 내게 돌아온 것이다. 다시 태어난 도토리거위벌레가 어미와 똑같은 삶을 산다 할지라도 그 시간의 눈금들이 정말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일까. 누군가를 마음에 담는다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요? 비록 그대 떠도는 곳 알 수 없지만 그대 목소리 힘들 때마다 도닥도닥 내 등 다독여 주는데 그것으로 그대의 시간은 충분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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