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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324-2호 수리부엉이문화 culture/천연기념물 natural monument 2017. 9. 5. 22:52
회갈색올빼미(Strix nivicolum)는 고목의 구멍에 둥지를 튼다. 야행성이라는 점 때문에 '밤샘'을 의미하는 비유어로 올빼미족까지 탄생시켰다. 영미권에서도 "night owl"이라 한다. 올빼미, 부엉이, 늑대의 울음소리를 뜻하므로 올빼미와 부엉이를 구분하지 않던 시대 얘기다.
올빼미에 대한 서양권 고대 그리스에서는 지식의 새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Athena)와 함께 나타나며, 아테나의 이명 글라우코피스(Glaukopis)는 '올빼미 눈의 여신'이라고 해석했다. 아테나 여신에게는 에리크토니오스(Erichthonius)라고 하는 가이아(Gaia)의 아이가 있었는데 그를 바구니에 넣어 반인반사(半人半巳)의 모습을 한 케크롭스(Cecrops)왕의 세 딸에게 맡기며 절대 상자를 열어보지 말라 당부하였으나, 셋째인 아글라우로스(Aglauros)가 뚜껑을 열었다. (제우스가 판도라와 함께 인간 세계에 내려보낸 상자 얘기와 비슷하네.) 상자 안에는 똬리를 튼 뱀과 아기가 있었다. 이들을 감시하던 까마귀가 아테나 여신에게 일러바쳤다. 화를 내야할 여신은 오히려 까마귀에게 함부로 입을 놀린 죄를 물어 신조(神鳥)의 자리에서 파면하고 화형을 내려 온몸을 재처럼 검게 만들어버렸다. 이때 까마귀의 자리를 차지한 올빼미는 본래 레스보스(Lesbos)섬의 공주인 뉘티메네(Nyctimene)였다. 그녀는 자기 아버지를 간음한 죄로 올빼미가 되어 밤에만 나는 벌을 받았으나 아테나가 구원해준 셈이 되었다.
동양권에서도 반포조(反哺鳥)인 까마귀와 달리 올빼미(효 梟)는 은혜를 저버리고 제 어미를 잡아먹는 패륜적인 불효조로 알려졌다. 그래서 재앙을 불러오는 재수 없는 새로 불인(不仁)과 악인(惡人)의 상징이다. 그러나 새끼 올빼미가 어미새를 잡아먹는 일은 실제로 없으니 그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할 수도 없다. 어디서부터 올빼미가 악마화되었을까. “둔제한람(遯齊閒覽)”에 올빼미는 어미를 잡아먹는 불효의 벌로 국을 끓이거나 나무에다 머리를 내걸었다. 효(梟)는 나무에 매달려 있는 새라는 뜻인데, 적의 머리를 베어 내걸어 무리에게 보이는 효수(梟首)와 효시(梟示)가 된 것이다. ‘삼국지’를 통해 간사한 인물의 대명사인 조조를 효웅(梟雄)이라 가리켰다. 양나라 유협(劉勰)이 엮은 『유자(劉子)』에 “올빼미는 그 새끼를 백 일 동안 품어 기른다. 날개가 생겨나면 어미를 잡아먹고 날아간다”고 하였다. 『금경』에서도 “올빼미는 둥지에 있을 때는 어미가 이를 먹여 기른다. 날개가 생기면 어미의 눈알을 쪼아먹고 날아가 버린다.”고 하였다. 『시경』 「치효(鴟鴞)」편에 鴟鴞鴟梟 올빼미야 올빼미야! / 旣取我子 내 자식을 이미 잡아먹었으니 / 無毁我室 내 집은 헐지 말아다오. 『금경』에 괴복(怪鵩) 일명 휴류(鵂鶹), 괴조(怪鳥), 화조(禍鳥)라고 부르는 올빼미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재앙이 많이 생기므로 사람들이 귀를 막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불효의 상징이 된 올빼미를 잡으면 죽여서 나무에 매달아 불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 이 불량한 올빼미가 현대에도 이어진다. ‘올빼미족’은 늦게 일어나고 해가 지고서야 정신이 다시 맑아져서 활동하는 사람을 긍정적 의미로 사용하진 않는 것 같다. 올빼미과에 속한 부엉이(Strigidae)는 "true owl"이며 절벽이나 벼랑 위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그 중에 수리부엉이는 새끼가 죽으면 어미가 먹어 치우거나 다른 새끼들에게 먹인다고 한다. 올빼미에 대한 모든 부정적 악마적 상징의미는 모두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조선시대 부정적 이미지의 올빼미는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올빼미 때문에 생긴 불상사를 여러 차례 트라우마처럼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암흑 속 포식자의 활동은 물론 무서운 눈과 섬뜩한 발톱이 불길하고 무서운 느낌을 주는 흉조凶鳥로 보였던 것일까. 그러나 ‘부엉이살림’ ‘부엉이곳간’ 같은 우호적 의미도 있다. 조금씩 열심히 저축하여 자기도 모르게 커진 탄탄한 살림을 말한다. 부엉이가 사냥하여 먹잇감을 저장하는 습성을 생각하면 된다.
수리부엉이의 몸길이는 약 66㎝이다. 몸 전체가 황갈색을 띠며, 가슴·등·날개에는 검은 줄무늬가 있다. 그 밖의 부분에는 암갈색 무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텃새로 중부 이북 지방의 깊은 산 암벽과 강가의 절벽에서 생활한다. 낮에는 곧게 선 자세로 나뭇가지나 바위에 앉아 있고 주로 밤에 활동한다. 주로 꿩, 산토끼, 집쥐,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을 먹는다. 보문산 남서쪽 유등천 절벽에 서식지보호안내판이 있으나 보이질 않고 뿌라공원 중앙광장에서 저긴가 할 정도로 멀리 보인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도 몇 마리 살고 있다. 보문산.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오염된 먹이로 인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번식지를 비롯한 월동지와 서식지의 파괴, 인간에 의한 마구잡이 등의 원인으로 나날이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새들로서 우리나라에서도 10종 중 7종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보문산. 부러 새를 찍으러다니지 않는 사람에게 이런 기회는 없으렸다. 시체말로 대박!!! 어찌 부엉이를 만나랴. 천연기념물 324-2호.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국가적색목록 취약(VU). 천연기념물 제324-1호는 올빼미(Tawny Owl). 천연기념물 324-3호는 솔부엉이, 천연기념물 324-4호는 쇠부엉이, 천연기념물 324-5호는 칡부엉이, 천연기념물 324-6호는 소쩍새, 천연기념물 324-7호는 큰소쩍새.부엉이 / 한하운
미움과 욕으로 일삼는 대낮에는
정녕 조상을 끄려서 차라리 눈을 감는 것이
약보다는 좋은 효험(效驗)이라 생각하였다.
부엉이는 또한
싸움으로 일삼는 낮에사
푸른 나무 그늘 바위 틈에서
착하디 착하게 명상하는 기쁨이
복이 되곤 하였다.
모든 영혼이 쉬는 밤
또 하나의 생명과 영혼이 태어나는 밤
이 밤이 좋아서 신화는
부엉이를 눈을 뜨게끔 하였다
어둠 속에서
별이 반짝이며 이슬을 보낸다
나무가 숨쉬며 바람을 보낸다
꽃이 피려고 향을 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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