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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대청호 Daecheongho Lake 2017. 7. 6. 23:16
월리사의 딱새 암컷이 먹이를 물고 새끼에 다가가려 외부자를 경계하고 있다.
충북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법주사의 말사로 의상대사 창건설이 있다.
이 절의 주지는 절의 입구며 좌우 산자락에 꽃무릇 등을 심어 꽃대궐을 이룰 꿈에 젖어 땀을 줄줄 흘리며 일을 하고 있다.
월리사 입구엔 절과 어울리지 않는 북미 원산의 루피너스가 가득하다. 아름다운 절을 만들기 위한 주지의 정성이다. https://ktk84378837.tistory.com/5541
이 산골짝 마을에 섬바디를 심은 사람은 누구일까.
개똥밭에 많은 개똥쑥.
소전리마을회관 옥상에 설치된 스피커.
옥상 고인 물이 뜨거워져 온천물인데 소금쟁이도 늙었는지 시원해서 좋다고 물장구를 친다.
뜨거운 햇살에 홀딱 익어 새빨개진 개울가의 임자없는 앵두. 따 먹고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딱총나무 열매도 앵두 못지 않게 익었다.
고향이 어딘지 잊어버린 오랜 세월 이젠 오지마을 담장에서 지나는 객을 손짓하는 갯기름나물.
구불구불 용트림하는 모슴을 보여주는 용버들.
장끼는 무책임한 걸까? 까투리 혼자서 보무도 당당히 꺼병이 셋을 대동하고 길을 나섰다. 육아는 온전히 까투리 몫이다. http://ktk84378837.tistory.com/8395
화곡리 어떤 집은 허물어지고 주인은 언제 떠났는지 막막한데 사람 대신 마당에서 부엌까지 시계초 덩굴이 뻗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들 아우성이다.
회양목은 보이질 않지만 ... 회양목명나방도 더위에 지쳤는지 그늘에 딱 붙어 꼼짝을 않는다.
신탄진역.
이 무더위에 해외여행 어디로 가십니까.
대청호를 품에 안은 백합.
접란도 뜨거운 햇살 아래 하얀 꽃을 피웠다.
앵두 - 고영민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그녀의 스쿠터 소리는 부릉부릉 조르는 것 같고, 투정을 부리는 것 같고
흙먼지를 일구는 저 길을 쒱, 하고 가로질러 왔네
가랑이를 오므리고
발판에 단화를 신은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기린의 귀처럼 붙어 있는 백미러로
지나는 풍경을 멀리 훔쳐보며
간간, 부레끼를 밟으며
그녀가 풀많은 내 마당에 스쿠터를 타고 왔네
둥글고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중앙일보] 입력 2012.04.16 00:00 / 수정 2012.04.16 00:00
앵두라는 단어는 앵두를 닮았다. 빨갛고 탱탱하고 동글동글한 앵두. ‘빨간 화이바’도 앵두를 닮아 생생하고 탱탱하다. ‘빨간 화이바’를 쓰고 그녀가
오니 앵두가 오는 것이고 싱싱한 그녀의 생명이 오는 것이다. 부릉거리는 스쿠터 소리조차 조르는 듯 투정을 부리는 듯 넘치는 애교로 그녀를 바라보는
이의 몸에도 충만감을 불어넣어준다. 가랑이를 오므리고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허리를 곧추세운 섹시한 그녀. 인간이 만든 파이버, 인간이 만든
백미러, 이것들이 앵두나 기린의 귀를 닮아 자연의 모습을 흉내 내며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아름다운 자세를 보면 괜히 행복해진다. 오늘은 행복한 날이
될 것이다. 풀 많은 내 마당으로 쒱 달려온 그녀와 사랑을 나누게도 될 것이다. <최정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