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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472호 창덕궁 회화나무문화 culture/천연기념물 natural monument 2015. 11. 18. 17:50
창덕궁. 회화나무는 호탕한 모습으로 자유분방하게 자라는 가지가 학자의 기개를 닮았다하여 학자수(學者樹)라 하였다. 궁궐이나 양반집에 심어 걸출한 학자나 인물이 나오기를 바랬던 나무였다. 중국 궁궐건축의 기준이 되는 '주례(周禮)'에 따라 심었다는 회화나무 3그루는 3공(公)의 좌석 표지와 위계로 삼았다. 임금이 특별히 공이 많은 학자나 관리에게 상으로 내리기도 하고, 벼슬에 오른다하여 출세수(出世樹), 부귀영화의 행복을 준다하여 행복수(幸福樹), 양반이 즐겨 심어 양반수(兩班樹), 풍년을 점치고, 정의를 판결하고, 잡귀를 쫓고 기를 북돋아주는 신목(神木)이라고도 하였다. 회화나무 가지가 가늘고 낭창낭창하여 회초리로도 사용하였다. 창덕궁의 회화나무는 수령 300~400년의 노거수로 8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창덕궁 천연기념물은 4개 중 194호 향나무, 471호 뽕나무, 472호 회화나무는 만났는데 사전 준비가 없어 251호 다래나무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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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 그늘 / 이태수길을 달리다가, 어디로 가려하기보다 그저 길을 따라 자동차로 달리다가, 낯선 산자락 마을 어귀에 멈춰섰다. 그 순간, 내가 달려온 길들이 거꾸로 돌아가려 하자 늙은 회화나무 한 그루가 그 길을 붙들고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한 백 년 정도는 그랬을까. 마을 초입의 회화나무는 언제나 제자리에서 오가는 길들을 끌어안고 있었는지 모른다. 세월 따라 사람들은 이 마을을 떠나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했으며 나처럼 뜬금없이 머뭇거리기도 했으련만, 두껍기 그지없는 회화나무 그늘.
(……)
다시 가야 할 길도 저 회화나무가 품고 있는지, 이내 놓아줄 건지. 하늘을 끌어당기며 허공 향해 묵묵부답 서 있는 그 그늘 아래 내 몸도 마음도 붙잡혀 있다.
집 안에서 키우면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나무가 있다. ‘학자수(學者樹)’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회화나무’다. 느티나무나 팽나무처럼 가지를 넓게 펼쳐 정자나무로 많이 심어 키우는 나무다. 자유분방하되, 기개를 잃지 않는 가지가 학자의 길을 닮았다고 본 게다. 마을 어귀에 선 회화나무 그늘은 오가는 사람들의 길을 끌어안았다. 세월의 더께가 겹겹이 쌓인 두꺼운 그늘이다. 사람도 새도 바람도 들어선다. 다시 걸어야 할 길을 학자를 닮은 나무에게 묻는다. 나이 들면서 더 아름다워지는 나무에는 필경 세월의 지혜가 담겼을 게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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