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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현 선생 묘(崔益鉉先生墓)문화 culture/유교문화 Confucian culture 2022. 12. 8. 23:22
최익현선생묘(崔益鉉先生墓). 조선 후기의 학자이며 충신이었던 면암(勉菴) 최익현(1833∼1906) 선생의 묘소이다. 어렸을 때부터 유학의 기초를 공부하였고 14세 때 대학자 이항로 선생의 가르침을 받아 철종 6년(1855)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고종 10년(1873)에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과 서원 철폐를 비판하는 상소를 올려 대원군 정권이 무너지는 계기를 마련했으나, 상소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제주도로 유배되었다. 그 후 3년간의 유배생활을 통해 관직생활에 대한 뜻을 접고 위정척사론자로서의 길을 선택하였다. 이 후 일본과의 강화도 조약 체결, 단발령 실시, 불법적인 을사조약 체결 등을 반대하는 상소를 통해 강력한 위정척사론을 주장하면서 나라의 자주권을 지킬 것을 강조하였다. 1906년 제자 임병찬과 함께 전라도 순창에서 의병을 일으켜 일제침략에 항거하다 체포되어 대마도(쓰시마섬)에 유배되었고, 일본이 주는 음식은 먹을 수 없다며 단식을 하다 숨을 거두었다. 최익현이 순국한 후 묏자리를 바로 구하지 못해 1907년 4월에서야 노성(현 논산시 노성면)에 장사 지냈고, 1909년 11월에 아들 최영조와 여러 문인들이 힘을 합쳐 지금의 자리로 이장하였다. 예산군 광시면 관음리 산21-1번지
무덤의 입구에 이선근이 글을 짓고 김기승이 글씨를 쓴 춘추대의비(春秋大義碑)가 세워져 있다. 대마도를 아직 가보지 않았다. 언제 기회가 닿으려나. 그의 동상을 칠갑산에서 본 적이 있다. 칠갑산 천문대서 만난 최익현 :: 시사랑꽃사랑 (tistory.com)
최익현초상. 보물1510호. 문화재청에서 차용.
최익현 / 오태환
1
엎드려서 울고 있다
낮게 내려 앉은 대마도의 하늘
성긴 눈발, 춥게
뿌리고 있다.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도
서릿발 같은 바람소리만
어지럽게 쌓이는
나라의 산하
불끈 쥔 두 주먹이 붉은
얼굴을 감춰서
설악 같은 울음이 가려지겠느냐.
파도같은 분노가
그만 가려지겠느냐.
어둡게 쓰러지며 울고 있다.
희디 흰 도포자락
맑게 날리며
성긴 눈발, 뿌리고 있다.
눈감고 부르는
사랑이 무심한 시대에
하염없이 하염없이.
2
바다가 보이는 곳
한 채의 유림이 춥게
눈발에 젖어 있다.
희고 작은 물새 하나가
끌고 가는 을사
이후의 정적
너무 크고 맑구나.
서럽게
서럽게 황사마다 사직의
흰 뼈를 묻고
일어서는 낫, 곡괭이의
함성이 들린다.
불길 타는 순창의 하늘
말발굽 소리의
눈발, 희미하게 날린다.
문득 돌아다 보아
무심한 이역의 들판
거칠게 대숲 쓰러지는
얼굴이 더 이상
서책도 필묵도 아닌데
자주 찬 바람이 일고 있다.
몇 닢, 눈발을 따라.
3
얼마를 더 용서하고
이 이상 얼마나
많은 눈물을 뿌려야 하랴.
자꾸만 하늘빛은
낮은 곳으로 모여들고
뇌성같은 마음
다 하지 못한 난세의 꿈은
그냥 한이 되고
물살이 되고 만 것을
왜 저리 눈발은 화사한지.
지척마다 희게
몰려서 날으는지.
깨끗한 두 눈알이 남아서
적막에 이르는
바닷길은 너무나 멀다.
조금씩 세상의 저녁은
어두워지고
푸르고 큰 바다는 저렇게 잔잔한데.
무정함도 간절함도
없이 저렇게 조용한데.
-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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