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피툼 오르나툼 Astrophytum ornatum

아스트로피툼 오르나툼 Astrophytum ornatum Britton & Rose. ​ ​ 영명 Monk’s Hood(수도사의 두건). 반야(般若)선인장. 멕시코 원산. 속명 Astrophytum은 그리스어로 별 aster와 식물 phytum에서 왔다. 능은 8-10개이며 약한 나선형으로 휘고 은빛 비늘이 덮고 있다. 가시는 5-11개로 길이3cm. 꽃은 노란색 지름8cm. 세종수목원

 

 

선인장을 찾아서 / 노향림

 

 

화원 앞마당에서 몸통 하나에 작은 몸통 여럿 매달린 선인장을 들여다본다 그걸 다육이라고 해요 사람에게도 육손이 있잖아요 물 없어도 꽃을 확 터뜨리지요 물 자주 주지 마세요

 

등 뒤에서 다른 화초들에 긴 호스로 물을 뿜어대던 화원 주인이 말한다 어린 시절 내 옆집에 살았던 또래의 영자는 손가락 여섯 달린 애였다 늘 육손이라고 놀려댔던 옛 기억에 내 얼굴이 이 여름 폭염보다 더 위험해진다

 

물을 준다 화분에 깔린 단단한 모래를 사막으로 삼아 저들은 공중에 포갠 다리들을 휘젓는 싱크로나이즈 연기를 한다 아니 알몸에다 자살폭탄범처럼 주렁주렁 수류탄을 매달고 있다

 

한밤중이면 나는 그의 사막을 몰래 들여다본다 베란다 창유리의 달빛에 빛이란 빛을 다 끌어모은 그는 제 내면이 이내 꽃들로 폭발할 걸 아는 걸까 놀림감이던 그 친구도 그렇게 제 속에다 수류탄을 터트리곤 했을까

 

나는 처음 본 저 다육식물을 다육이 하고 발음만 해도 등골이 서늘하다 손가락 한 개 더 있다고 놀렸던 옆집 또래를 뜻밖에 여기서 이렇게 다시 만나서다

 

ㅡ『시산맥』(2020,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