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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토리 발아(發芽) acorn -
    초목류 wild flower/참나무과 Fagaceae 2011. 5. 20. 17:36


    원래 떡갈나무의 열매만을 지칭하였으나, 최근에는 참나무과 열매를 총칭하여 도토리라 한다.  졸참나무의 도토리는 떫은맛이 나지 않아 날 것으로 먹을 수 있고 갈참나무 및 그 밖의 도토리는 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물에 담가 떫은맛을 뺀 다음 녹말을 채취한다. 도토리에는 아콘산이란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대왕참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167 루브라참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5394

    떡갈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295 갈참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222 http://ktk84378837.tistory.com/5113 

    도토리 http://ktk84378837.tistory.com/781 졸참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231 http://ktk84378837.tistory.com/5169

    상수리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76 http://ktk84378837.tistory.com/5168 참나무벌레혹 http://ktk84378837.tistory.com/4429


     

     

    도토리의 어원 - 연세대학교 홍윤표(洪允杓) 교수

     

     

    도토리는 원래 떡갈나무의 열매만을 가리키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상수리나무에 열리는 상수리까지도 도토리라고 불러서, 시골 사람들은 상수리도토리를 구분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도토리는 언뜻 보아 그 깍정이가 도톨도톨해서 도톨도톨도톨에 명사형 접미사 ‘-가 붙어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사람이 꽤나 많은 듯하다. 그러나 사실상 도토리는 나무에 달려 있을 때 도토리의 밑을 싸받치는 도토리 깍정이가 오돌도톨하지, 그 도토리 받침에서 나온 알맹이는 오히려 매끈매끈하다. ‘그 사람이 도토리 같다고 하면 키가 작은 것을 연상하지만 오돌도톨해서 거친 듯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키는 작지만 깎은 듯이 세련된 인식을 준다. 도토리가 도톨도톨하다는 인식은 아마도 그 이름으로부터 민간어원설로 유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토리향약구급방(1417)이란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데, ‘저의율(猪矣栗)’로 나타난다. 이것은 한자를 빌려 쓴 차자 표기 형태인데, ‘’()는 오늘날의 돼지를 뜻하는 , 그리고 ’()는 음으로 읽어서 속격 조사의 ‘-‘-, 그리고 ’()은 그 뜻대로 을 표기한 것이어서, ‘저의율(猪矣栗)’으로 해석된다. 그 뜻은 돼지의 밤이니 돼지가 (즐겨 먹는) 이란 뜻이다. 도토리는 다람쥐나 먹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어서 돼지가 도토리를 먹는다고 하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참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멧돼지가 먹으면 멧돼지 것이고 다람쥐가 먹으면 다람쥐 것이다.”란 문장이 실려 있을 정도로 멧돼지가 즐겨 먹는 것 중의 하나가 도토리인 것이다.

    멧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으로 만들어진 15세기에 도토밤도톨왐으로 나타난다.

      四明누네 듧고 주으려 楢溪옛 도토바니라 (履穿四明飢拾楢溪橡) <두시언해(1481)> 마다 도톨왐 주믈 나조차 뇨니(歲拾橡栗隨狙公) <두시언해>

      도토밤이나 도톨왐에서 을 획인할 수 있고, 한문 원문의 상율(橡栗)’에서도 이 확인된다. ‘도토밤의 변화형으로 보인다. 다른 어휘에도 그러한 변화가 보이기 때문이다. ‘명아주를 뜻하는 , 도토랏으로도 나타나는 현상이 있어서 그러한 추정을 가능케 한다(‘과 연관될 것으로 추정된다).

      랏과 팟닙과 먹고 <삼강행실도(1471)> 도토랏 막대 디퍼 뇨미<두시언해(1481)>

      그리고 도토밤도톨왐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 되고 이 으로 변화한 예는 음운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도토이 들어간 사실은 음운변화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도토밤도톨밤으로 변화하면서 도톨이 다른 것에서 온 형태소라고 하기는 어렵다. ‘도토밤돼지의 밤이란 뜻을 가져서 만들어진 것이고, ‘도톨밤도돝도톨한 밤이란 뜻을 가져서 따로 만들어진 단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 하면 동일한 문헌인 두시언해의 초간본에서는 도토밤이었던 것이 중간본에서는 도톨밤으로 등장하는 예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四明누네 듧고 주으려 楢溪옛 도톨바주으니라(履穿四明飢拾楢溪橡) <두시언해 중간본(1613)>

      그래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도토밤도톨밤으로 변화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도톨과의 유연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오늘날 돼지를 뜻하는 이 음운변화를 일으키면서 과의 유연성을 상실한 단어들이 꽤나 많다. 예컨대 고슴도치고솜(의미불명)+이었다. 고슴도치의 생긴 모습을 멧돼지와 연상시키면 금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단어에 접미사 ‘-가 붙으면서 이 구개음화를 일으켜 오늘날 고슴도치로 되면서 돼지와의 연관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윷놀이를 할 때 윷의 세 짝은 엎어지고 한 짝만 젖혀진 경우에 라고 하는데, 이것도 원래는 이었지만, 오늘날 이것을 돼지로 인식하는 사람은 없다.

    도톨밤돼지과의 유연성을 상실하면서 역시 돼지가 먹는 밤의 의미가 사라지고 단지 의미를 모르는 형태로만 남게 되자, ‘도톨밤도톨에 접미사 ‘-가 붙게 되고 이것이 16세기부터 도토리로 등장하게 되었다.

      도토리 셔(), 도토리 () 도토리 ()<1527훈몽자회(1527)> 굴근 도토리(稼實) <동의보감(1613)> 도토리와 밤괘 섯것도다 <두시언해중간본(1613)> 집이 가난야 도토리늘 주어 됴셕을 치더니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 도토리(櫟實)<역어유해(1690)> 도토리 (芧栗)<몽유편(1810)> 도토리 샹() <훈몽배운(1901)>

      이것이 오늘날의 도토리로 굳어진 것이다.

    도토리와는 다른 것이 상수리. 상수리는 보통 상수리나무라고 하는 참나무에 열리는 열매로서 도토리나무에 열리는 것보다 크기가 크고 둥글다. 그런데 이 상수리는 이전에 상슈리, 샹슈리, 샹슐니등으로 쓰이다가 상수리로 정착하였다. ‘도토리상수리를 혼동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19세기 말부터였다. ‘’()의 석이 16세기에 이미 도토리였었는데, 19세기부터 샹수리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샹슈리 샹() <훈몽자략(19세기 말)> 샹수리 샹() <아학편이본(1813)> 샹슐이 샹()<식자초정(19세기)> 샹수리 샹() <언문(1909)> 상수리 상() <초학요선(1918)> 샹슈리샹() <유합천자(1834)>

      상슈리은 한자 ’()에서 온 것이 거의 틀림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슈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상수리를 한자로 상실’(橡實)이라고 하니까 이 상실상슈리가 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근거가 희박하다.

    결국 도토리’, 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이것이 도토밤으로 변화하고, 이것이 도톨밤으로 되면서 돼지과의 유연성을 상실하여 도톨에 명사형 접미사 ‘-가 붙어 도토리가 만들어지면서 도톨밤에 대치되어 오늘날까지 사용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도토리는 멧돼지가 먹는 것이 아니라 다람쥐가 먹는 것으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만약에 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이 남아 있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무의 열매이지만, ‘상수리와 구별하지 못하면서 19세기 말부터 도토리상수리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게 되었다.

     

     

    가을 도토리 / 백원기  

     

    산마을 집집마다 널어 논 도토리

    굵은 알에 바싹 말라가는 껍질이

    가을볕에 볼그스름 탐스럽다

     

    오르는 길에 툭 또로록 구르는 소리

    한 알 집어 조끼 주머니에 넣고

    스틱으로 마른 잎을 제치면

    숨어 있다 들킨 놀란 도토리를 잡는다

     

    하나 둘씩 주워 모은 욕심이

    검은 비닐봉지에 차오르면

    뿌듯한 마음에 자기방어 심리

    도토리 배 채운 사람들은

    저 아랫마을 사람들이고

    나는 이삭줍기에 불과하다고

     

    청설모 한 마리 나무 위를 나르다

    내려다보는 눈빛에 가책을 느낀다

    청설모 다람쥐 겨울 밥을 뒤지고

    훔쳐서 비닐봉지를 가득 채웠는지

    값없이 얻은 열매가 기쁘지만

    미안한 마음이 한 편에 도사리고

     

     

    누군가가 그리워지면 숲으로 가야 한다. 바람 따라 사랑을 짓고 생명을 잉태하는 숲에 들어서서 숨 한번 크게 쉴 일이다. 갈참나무 잎 겨드랑이에

    맺힌 도토리는 사랑의 절규이고, 생명의 아우성이다. 비바람 몰아치고 햇살 따가워도 어김없이 잉태한 생명의 씨앗이다. 누구에게 따뜻한 양식도

    내어주지 못하고, 겨울 바람에 차가워진 누군가를 안아주지도 못하는 사람살이의 그림자는 숲 그늘에 내려놓으면 된다. 누군가가 그리우면 철 따라

    잎 돋고 꽃 피고 열매 맺는 생명의 숲으로 가야 한다. 알알이 여문 도토리 앞에 고백성사 하듯 무릎을 꿇고 지나온 삶을 가만가만 짚어볼 일이다.

      <고규홍·나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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