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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염낭거미 Clubiona coreana Paik, 1990
    동물 Animal/거미류 arachnid 2013. 7. 14. 12:54

     

     

    한국염낭거미 Clubiona coreana Paik, 1990.  염낭거미과. 몸길이는 암컷이 10.0~12.0mm, 수컷이 8.0~10.0mm. 등딱지는 황갈색이며 머리쪽은 거무스름하다. 배는 긴 타원 모양으로 노란색 바탕에 자갈색의 하트무늬와 좌우로 늘어서는 5~6쌍의 점무늬가 있다.

    염낭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4872 

     

     

    염낭거미1 / 김신용

       

     

    그녀가 이사를 왔다. 흔적없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뿌리 없는 삶들은 알고 있다. 부랑의 바람 따라 무작정 떠도는 것 같지만 그 바람의 길을 비행할 수 있는 끈을 가슴에 매달고 있는 것을, 보이지는 않지만

    양동의 어두운 골방에 몸을 푼 후, 며칠동안 어리둥절해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불가사의하게, 하나씩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 벌집 속의 작은 방들, 가난의 알에서 부화시킨 새끼들을 볼 때마다 하나씩의 둥지를 세우고 있는 벽들이 첩첩이 가슴에 무너져 왔다. 밀리는 방세와 배고픔, 그녀의 눈에 서서히 핏발이 돋기 시작했다. 말라붙은 젖무덤에 매달린 젖먹이와 걸레뭉치 세 아이의 입이 흡반처럼 그녀의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탈출구는 없다. 그녀는 시멘트의 밭을 일구기로 했다. 뼈를 뽑아 농구를 만들고, 살점을 떼어 씨를 뿌리기로 했다. 손을 내밀 때마다 수몰촌, 놉의 아낙의 그 억척스런 몸짓이 보였다. 지하도에서, , 이 천형의 거미줄을 뽑아 밀폐의 집을 만들었다. 누에고치같은.

    밤이면, 그 골방에서 누더기를 벗고 알몸을 열었다. 새끼들에게 먹일 한줌을 얻기 위해, 사타구니를 타고 온몸 정액빛 새벽이 차오를 때까지...

    주정뱅이, 품팔이들, 떠돌이 꼬지꾼들의 발기된 허망에는 새끼들의 갈증난 손톱과 이빨이 돋아 있었다.

    -제 어미의 살과 피로 차려진 이 푸짐한 식탁. 게걸스레 파먹으며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는 동안 그녀는 껍질만 남아갔다.

    너희들은 대명천지에서 살어야 헌댜! 이윽고 그 몰아의 빈 껍질의 시신 위에 가마니가 덮이던 날, 밀폐의 집을 허물고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갔다. 바람의 길을 따라, 비행할 수 있는 끈, 악다구니를 가슴에 매달고, 제 살 곳을 향하여......거지여인의 새끼들

      저 자신도 어미가 된 순간, 이렇게 빈 껍질로 해체될 줄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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