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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강할미꽃 Pulsatilla tongkangensis
    초목류 wild flower/미나리아재비과 Ranunculaceae 2026. 3. 22. 22:44

    동강할미꽃 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 미나리아재비과. 강원도와 충북도의 석회암 절벽(사투리로 뼝대) 틈에서 서식하는 다년초로 한국 고유종이면서 산림청 희귀식물 목록에는 EN(위기) 등급이다. 줄기는 15-30cm이며 흰털이 많다. 꽃은 분홍색이며 아래로 피는 할미꽃과 다르게 위 또는 옆으로 3-4월에 핀다. 4월 초에는 붉은자주색의 할미꽃이 많이 핀다. 사진작가 김정명이 발견하고,   2019년 이영노와 이택주 한택식물원장의 이름이다. 할미꽃의 꽃말은 '슬픈 추억' 혹은 '충성'이다. '슬픈 추억'이라는 꽃말이 할미꽃의 전설과 연결이 된다. 부잣집으로 시집간 큰딸에게 붙어 살던 어머니, 이런저런 설움에 쫓겨나다시피 가난한 작은 딸 집으로 가다가 객사를 했단다. 어머니가 묻힌 무덤가에 피어난 꽃, 할머니를 닮은 꽃이라 할미꽃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영화 봉오동 전투 촬영중 발생한 동강 생태계 파괴 논란이 있었다. 이전 학명은 Pulsatilla Koreana Nakai. 할미꽃 이외에  정선황새풀, 돌단풍, 얼레지, 현호색, 노루귀도 이때 핀다. 

    칠족령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강. 동강은 정선, 영월, 평창을 접경하고 있다. 이번 동강할미꽃 탐사지는 평창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이다. 동강할미꽃이 처음 발견된 정선읍 귤암리는 동강할미꽃마을로 유명하다. 영월 문산리 청령포 강변 저류지 홍보관에서는 전시회가 열린다.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 정희성

     

    삼월은 봄보다 먼저 온다고 한 임화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나는 춘분 무렵 동강할미한테서 꽃소식이 왔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섭사마을에서 농사꾼의 딸로 태어나 거기서 자라 자식 낳고 지금은 읍내로 나가 사는 동강할미 동강할미는 동강할미꽃을 닮아 머리가 일찍 희어졌지만 할미꽃 이름보담은 젊어서 아직 고운 꽃 그니 볼에 분홍이 아직 남아 있을 때 쓸 만한 사진 한장 찍어주고 싶은 마음인데 짐짓 동강할미꽃 사진만 몇장 찍어 보내주었지 사진이 뭔가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그니 말에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고 써 보냈네 진달래가 피면 보러 오라지만 진달래 분홍 꽃물 들까 선뜻 대답을 못하였네

    - 정희성, 흰 밤에 꿈꾸다(창비, 2019)

     

     

    동강할미꽃(부분) / 공석진

     

     

    지리산 마고할미의 품을 벗어나

    내 고향 문경의 할미산성까지 육백 리 길

    사과밭 옆의 어머님께 큰절 두 번 올리고

    다시 정선과 영월의 석회암 절벽

    뼝대 위의 동강할미꽃까지 오백 리 길

    채 녹지 않은 눈길을 엉금엉금

    첫돌배기 아이처럼 두 무릎이 까지도록 달려간다

    아슬아슬한 뼝대 위로 손발톱이 빠지도록 기어오른다

     

    바로 그곳에 돌아가신 어머님 계신다

    길도 없는 벼랑 끝에 외할머님 계신다

    아직 어린 소녀처럼 솜털 보송보송한 얼굴들

    일평생 기역자로 굽은 허리 모처럼 꼿꼿하게 세우고

    청보라 홍보라 연분홍 하얀 수건을 덮어쓰고

    아리랑 아라리요 동강을 내려다본다

    나는야 돌아온 탕자가 되어 허위허위 뼝대를 기어오르면

    아서라 얘야, 다칠라, 여긴 길이 없다, 아무 길도

    네 마음 다 알겠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거라!

    천 리 먼 길 달려와도 끝끝내 가닿을 수 없다

     

    외할머니 시름시름 먼 길 가시며

    고구마 밭 참깨 밭 귓속골 가는 길을 지우더니

    수절 삼십 년의 어머니는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로 이어진

    세상의 마지막 길마저 지워버렸다

    강아지풀 며느리밥풀꽃 하나 못 자라는

    고속도로 인터넷은 뻥뻥 뚫리는데

    수천 년 이어온 길들은 저절로 무덤이 되었다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는 지구의 마지막 인류

    논두렁 밭두렁 고갯길 다 지워버리고는

    낭떠러지 뼝대 위에 올라가

    아리랑 아라리요 동강을 내려다본다

    죽어 다시 피어도 길 없는 곳을 자처하는 토종꽃

    일평생 주기만 하고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동강할미꽃

    아서라, 얘야, 그만 돌아가거라

    그예 동강의 동강할미꽃들이 지고 나면

    나는야 여전히 철이 없는 유목민의 아들

    불효막심한 고아가 되어 오토바이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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